언지프 1997
Storyline
패션계의 찬란한 기록, '언지프': 아이작 미즈라히의 끝나지 않는 쇼
패션 다큐멘터리의 지형을 바꾼 기념비적인 작품, 더글라스 키브 감독의 '언지프(Unzipped)'는 1995년 개봉 당시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단순히 한 디자이너의 쇼 준비 과정을 담은 것을 넘어, 1990년대 패션 산업의 정점과 그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모델들의 황금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매혹적인 타임캡슐입니다. 뉴욕 패션계의 대담하고도 유쾌한 아이콘, 아이작 미즈라히의 가장 사적이고도 치열한 순간들을 포착한 이 영화는, 예술과 상업의 경계에서 고뇌하고 환희하는 한 천재의 진솔한 모습을 선사합니다.
영화는 1994년 가을 컬렉션 준비에 한창인 아이작 미즈라히를 밀착 조명합니다. 이전 컬렉션의 혹평으로 인한 좌절감에도 불구하고, 미즈라히는 북극 다큐멘터리 '북극의 나누크'나 고전 시트콤 '사만다 스티븐스', 심지어는 오컬트 게임인 위자보드의 "도미나트릭스와 히치콕의 만남" 같은 기발하고 예상치 못한 영감의 원천들을 통해 새로운 창작의 불씨를 지핍니다. 그의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방문, 그리고 중요한 패션 잡지 편집자들과의 끊임없는 논의를 거쳐 점차 구체적인 형태로 변모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창조적 고통과 번뜩이는 재치, 그리고 열정으로 가득 찬 미즈라히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당시 세계 최고의 슈퍼모델들이었던 케이트 모스, 린다 에반젤리스타, 신디 크로포드, 나오미 캠벨 등 전설적인 모델들과의 긴밀한 협업은 그의 디자인에 생명을 불어넣는 중요한 과정으로 그려집니다. 쇼가 임박하면서 극도의 긴장감과 희열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는 모델들이 무대 위 투명한 스크린 뒤에서 옷을 갈아입도록 하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밀어붙이고, 이는 결국 대담하면서도 복합적인 미장센의 성공적인 피날레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언지프'는 한 컬렉션이 탄생하기까지의 숨 가쁜 여정을 드라마틱한 서사로 풀어내며 관객을 패션의 한복판으로 초대합니다.
'언지프'는 단순히 패션쇼의 화려한 이면만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닙니다. 뉴욕 타임스의 재닛 매슬린 평론가가 "패션계와 이 억누를 수 없는 디자이너에게 바치는 재치 있는 발렌타인"이라 극찬했듯이, 이 작품은 아이작 미즈라히라는 독보적인 인물의 매력을 통해 창작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카메라가 미즈라히의 지극히 사적인 순간들까지 포착하며, 그의 불안감, 유머, 기쁨, 분노 등 솔직하고 감성적인 면모를 드러냅니다. 더글라스 키브 감독이 당시 미즈라히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은 이러한 친밀하고 솔직한 시선에 더욱 깊이를 더합니다. 1995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언지프'는, 패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더라도 한 예술가의 열정과 고뇌, 그리고 화려한 쇼 비즈니스 뒤편의 진솔한 이야기를 경험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90년대 슈퍼모델 시대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향수를, 패션 산업의 생생한 현장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는 값진 통찰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73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미국
제작/배급
미라맥스 필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