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1997
Storyline
인형의 집이 선사하는 잔혹한 성장통: 웃음 뒤에 숨겨진 현실의 거울
1995년, 독립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쥔 토드 소론즈 감독의 수작,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Welcome to the Dollhouse)는 단순히 성장 영화라는 틀에 가두기 힘든 독특한 블랙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이 영화는 십대 시절의 혹독한 현실을 가감 없이, 때로는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파고들며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소론즈 감독의 날카로운 위트와 냉소적인 시선은 평범한 듯 보이는 뉴저지 교외를 배경으로, 사춘기 소녀 던 위너(Dawn Wiener, 헤더 마타라조 분)의 고통스러운 일상을 마치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듯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작고 통통한 체구에 두꺼운 안경을 쓴 벤자민 프랭클린 중학교 1학년 던 위너는 학교에서 끊임없이 따돌림과 괴롭힘에 시달립니다. ‘위너-독’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은 그녀의 사회적 지위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점심시간 식당에서 빈자리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은 그녀의 하루는 “바보”, “레즈비언” 같은 험한 말들과 함께 시작됩니다. 집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예쁜 여동생 미시와 모범생 오빠 마크 사이에서 던은 언제나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으며 가족의 무관심 속에 고립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시험 중 커닝을 하려던 불량 소년 브랜든을 고자질한 대가로 함께 근신을 당하고, 브랜든은 오후 3시에 던을 강간하겠다고 협박하기에 이릅니다. 브랜든의 여자친구 로리타는 던을 더한 모욕으로 괴롭히고, 심지어 선생님마저 ‘품위’를 주제로 한 글짓기 숙제를 내주며 그녀의 고달픈 현실을 외면합니다. 하지만 이런 던에게도 첫사랑은 찾아옵니다. 물론 오빠 밴드의 잘생긴 고등학생 스티브를 향한 짝사랑이지만, 이 서툰 감정마저 그녀에게는 또 다른 시련의 시작일 뿐입니다.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는 단순히 사춘기의 방황을 그린 영화가 아닙니다. 토드 소론즈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간 관계의 권력 역학, 그리고 약자가 어떻게 약자를 괴롭히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 영화는 잔혹하면서도 유머러스하며,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현실적인 블랙 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주인공 던 위너를 연기한 헤더 마타라조의 "완벽한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던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게 만들면서도, 그녀의 서투른 반항과 어설픈 복수 시도에서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 영화는 마치 어두운 거울처럼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성장기의 불편하고 추악한 단면들을 비춥니다. 누군가에게는 잊고 싶었던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는 아름답게 포장된 성장이 아닌, 날것 그대로의 아픔과 좌절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버텨내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수작입니다. 솔직하고 대담한 이야기에 기꺼이 귀 기울일 준비가 된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선사하는 쓰디쓴 공감과 통찰력에 압도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88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미국
제작/배급
서브어번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