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카 1998
Storyline
'키카': 욕망과 광기가 뒤섞인 알모도바르식 스페인 광상곡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1993년 작 <키카>는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강렬한 색채와 파격적인 서사, 그리고 도발적인 유머 감각이 폭발하는 영화입니다. 스페인의 독보적인 시네마 아티스트로 불리는 알모도바르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사랑과 증오, 욕망과 배신, 그리고 미디어의 폭력성에 대한 신랄한 통찰을 선보입니다. 기성세대의 도덕적 잣대를 비웃듯 전복적인 시선으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탐구하는 그의 대담함은 <키카>에서 특히 빛을 발합니다. 강렬한 비주얼과 예측 불허의 전개 속에서 관객들은 불편함과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영화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키카(베로니카 포르케 분)를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를 그립니다. 키카는 유명 소설가 니콜라스(피터 코요테 분)와 그의 의붓아들 라몽(알렉스 카사노바스 분) 사이에서 미묘한 삼각관계를 이어가고 있죠. 여기에 라몽의 옛 애인이자 타블로이드 TV 쇼 진행자인 안드레아(빅토리아 아브릴 분)가 등장하면서 이들의 관계는 더욱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서로를 향한 사랑과 증오, 불신이 뒤섞인 채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던 어느 날, 키카에게 예상치 못한 비극적인 사건이 닥쳐오고, 이 사건은 마치 도미노처럼 모든 인물의 숨겨진 욕망과 추악한 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립니다. 특히 당시로서는 새로운 현상이었던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이야기에 깊숙이 개입하며,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싶어 하는 불편한 진실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키카>는 마냥 즐겁게 볼 수만은 없는 영화일지 모릅니다. 충격적인 사건들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장면들은 개봉 당시에도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죠. 그러나 알모도바르 감독은 이러한 논란을 정면 돌파하며 자신만의 예술적 자유를 옹호했고, 그 결과 <키카>는 기괴하면서도 뻔뻔스럽게 도발적인, 알모도바르식 상상력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베로니카 포르케는 순수하면서도 복합적인 내면을 지닌 키카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고야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또한 장 폴 고티에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의상들은 영화의 독특한 미장센을 완성하며,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인물들의 욕망과 심리를 대변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합니다. 스페인 포스트프랑코 시대의 문화적 르네상스인 '라 모비다'를 대표하는 알모도바르 감독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키카>는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평범함을 거부하고 인간 본연의 복잡한 감정을 탐구하는 영화를 찾는 관객이라면, <키카>가 선사하는 강렬하고 기묘한 매력에 빠져들 준비를 하십시오.
Details
러닝타임
114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스페인,프랑스
제작/배급
씨비 2000
주요 스탭 (Staff)
페드로 알모도바르 (각본) 어구스틴 알모도바르 (기획) 알프레도 F. 메요 (촬영) 조세 살세도 (편집) 엔리께 그라나도스 (음악) 엔리크 가르시아 (미술) 알레인 바이니 (미술) 하비에 퍼난데즈 (미술) 크리스티나 맘파소 (미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