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침묵을 깨고 터져 나온 숨결: 끝나지 않은 이야기, 『낮은 목소리 3 : 숨결』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3부작 『낮은 목소리』는 우리 사회가 외면할 수 없었던, 그리고 여전히 잊어서는 안 될 아픈 역사를 담아낸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그 대장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낮은 목소리 3 : 숨결』은 1999년 완성되어 그해 부산국제영화제 운파상을 수상했으며, 2000년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깊은 울림을 전했습니다. 7년간 이어진 집념의 기록, 이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삶과 기억을 섬세하고 강렬하게 담아내며, 단순한 기록을 넘어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중요한 증언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전작들이 '나눔의 집'이라는 공간에서 할머니들의 일상을 통해 고통의 기원과 치유의 과정을 그려냈다면, 『숨결』은 그들의 일상 속으로 더욱 깊이 파고들어 과거의 상흔을 길어 올립니다. 영화는 마치 잔잔한 물결처럼 흐르지만, 그 속에는 61년 만에 고향을 찾은 할머니의 회한, 위안소에서 매독에 감염되어 청각장애인 딸을 낳은 할머니의 통한 등 삶의 가장 깊은 곳에 응어리진 이야기들이 조용히 터져 나옵니다. 특히, 카메라 뒤에 숨어 질문을 던지기보다, 이용수 할머니가 직접 다른 할머니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잊혀진 역사를 피해자 스스로 써내려가는 듯한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감독의 내레이션이나 배경 음악 같은 인위적인 장치를 최소화하고, 할머니들 스스로의 목소리와 침묵, 그리고 그들의 '숨결'이 영화 전체를 가득 채우게 함으로써, 관객은 가혹한 역사 속에 뭉개졌던 그들의 존재를 나지막이 되살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낮은 목소리 3 : 숨결』은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넘어, 역사의 증인이자 치유의 기록입니다. 이 영화는 박제된 역사를 망각의 유령으로부터 풀어놓고, 짓밟힌 채 질뻔했던 들꽃들이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얻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관객은 할머니들의 '낮은 목소리'를 통해 과거의 고통을 이해하고, 현재 우리가 마주해야 할 역사적 책임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낮은 목소리』 3부작은 개별 작품으로도 의미를 지니지만, 세 편을 함께 볼 때 비로소 완성되는 깊이 있는 서사를 지녔습니다. 이 영화는 위안부 문제가 화석화된 과거가 아닌, 현재에도 유효한 문제임을 끊임없이 주지시키며, 할머니들의 늙고 병든 현재의 몸이야말로 전쟁의 참상과 여성에게 가해진 폭력의 현장을 가장 강력하게 증언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낮은 목소리 3 : 숨결』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용기 있는 목소리이자, 감히 잊을 수 없는 역사의 기록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 할머니들의 숨결 속에 담긴 삶의 존엄성과 역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변영주

장르 (Genre)

다큐멘터리

개봉일 (Release)

2000-03-18

배우 (Cast)

러닝타임

96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기록영화제작소보임

주요 스탭 (Staff)

신혜은 (제작자) 신명화 (프로듀서) 신혜은 (기획) 변영주 (촬영) 한종구 (촬영) 박곡지 (편집) 김운영 (동시녹음) 타츠미 요시무라 (사운드(음향)) 김운영 (조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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