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위대한 백일몽, <개그맨>

1988년, 한국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명세 감독의 데뷔작 <개그맨>은 당시 리얼리즘이 주류였던 영화판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영화'라는 평과 함께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 영화사의 독창적인 시네아스트' 이명세 감독의 작품 세계를 예고하는 '저주받은 걸작'으로 재평가받았습니다. '돈키호테'와 '산초 판자'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독특한 캐릭터와 몽환적인 미장센, 그리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는 관객들에게 단순한 코미디 드라마 이상의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는 스스로를 천재 영화감독이라 여기는 삼류 카바레 개그맨 이종세(안성기)의 엉뚱한 열정에서 시작됩니다. 늘 찰리 채플린 같은 콧수염을 고집하며 명작 탄생을 꿈꾸던 그는, 우연히 만난 영화배우 지망생 이발사 문도석(배창호)과 낯선 여인 오선영(황신혜)을 자신의 영화에 캐스팅하며 꿈에 부풉니다. 무료한 일상에 지쳐있던 선영은 이종세에게 "걸작을 만들려면 진짜 총으로 은행을 털자"는 대담한 제안을 하고, 도석은 이를 영화 시나리오의 일부로 착각하며 세 사람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이 시작됩니다. 어설픈 은행털이로 시작된 이들의 범행은 점차 대담해지지만, 현실과 영화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세 주인공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게 됩니다. 희대의 은행 강도단으로 전국에 수배되며 아슬아슬한 도주극을 펼치는 이들은 과연 꿈과 현실, 예술과 범죄의 기묘한 줄타기 속에서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개그맨>은 단순한 범죄 코미디를 넘어, 꿈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삶의 허무함을 스타일리시하게 그려냅니다. 안성기 배우는 천재 감독을 꿈꾸는 개그맨 종세 역을 통해 광범위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으며, 당시 인기 감독이었던 배창호는 순진하면서도 우직한 이발사 문도석 역으로 전문 배우를 압도하는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칩니다. 황신혜 배우 또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오선영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합니다. 이명세 감독 특유의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연출과 인위적인 세트, 그리고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서사는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이 한낱 꿈속의 꿈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한국 영화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이 '백일몽' 같은 영화를 통해 현실과 상상, 그리고 예술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경험해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이명세

장르 (Genre)

드라마,코미디

개봉일 (Release)

1989-06-24

러닝타임

127분

연령등급

고등학생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태흥영화(주)

주요 스탭 (Staff)

이명세 (각본) 배창호 (각본) 이태원 (제작자) 이태원 (기획) 유영길 (촬영) 차정남 (조명) 김현 (편집) 김수철 (음악) 도용우 (미술) 김태욱 (소품) 채훈 (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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