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1997
Storyline
혼돈의 세기말, 세 명의 아웃사이더가 쏘아 올린 기묘한 총성: 박찬욱 감독의 『3인조』
1997년, 세기말의 불안과 혼돈이 짙어지던 시기, 한국 영화계에 한 편의 독특한 액션 코미디 영화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오늘날 거장으로 불리는 박찬욱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3인조』입니다. 데뷔작의 아쉬움을 딛고, 자신만의 강렬한 색깔을 구축해나가던 박찬욱 감독의 초기작인 이 영화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블랙 코미디와 아이러니, 그리고 비주류 정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단순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 여행이 아니라, 현재의 박찬욱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이 작품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관객을 기묘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영화는 삶의 벼랑 끝에 선 세 인물의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삼류 나이트클럽에서 색소폰을 불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던 악사 '한'(이경영 분)은 생활고 끝에 마지막 자존심 같던 색소폰마저 전당포에 맡깁니다. 한편, 따분한 협객 생활에 지쳐 보스를 배신하고 총기를 훔쳐 달아난 '문'(김민종 분)은 한에게 은행을 털자고 제안하며 파란을 예고합니다. 그리고 수녀를 꿈꿨지만 미혼모가 되어 아이마저 잃어버린 '마리아'(정선경 분)는 자신의 카페에 총을 들고 난입한 한과 문을 보고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야 한다는 강렬한 충동에 휩싸입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각자의 이유로 세상을 향해 총구를 겨누기로 뜻을 합친 이들의 여정은 단순한 범죄극을 넘어선 기이하고도 유쾌한 로드 무비로 펼쳐집니다. 이들의 엉뚱하고도 비극적인 강도 행각은 경찰의 오인 수사, 조직폭력배의 복수, 심지어 군 헌병대까지 얽히며 걷잡을 수 없는 혼돈으로 치닫습니다. 과연 이 세 아웃사이더는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고, 무미건조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3인조』는 액션과 코미디, 그리고 드라마가 기묘하게 뒤섞인 박찬욱 감독 초기작 특유의 날것 그대로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비록 당대에는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두었지만, 감독 스스로 가장 아끼는 장면 중 하나로 꼽을 만큼 그의 영화 세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인물들의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튀어나오는 블랙 코미디 요소와 현실을 풍자하는 듯한 연출은 오늘날 박찬욱 감독 영화의 특징적인 유머 감각과 세계관의 뿌리를 확인하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이경영, 김민종, 정선경 배우의 젊은 시절, 각자의 개성을 십분 발휘한 연기 또한 영화의 매력을 더합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복수 3부작' 이전, 박찬욱 감독이 세상에 던진 또 다른 형태의 도발이자 실험을 경험하고 싶다면, 『3인조』는 놓쳐서는 안 될 특별한 영화적 경험이 될 것입니다. 혼란과 웃음, 그리고 애잔함이 공존하는 이 세기말의 기묘한 이야기에 지금 바로 뛰어들어 보세요.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액션,코미디
개봉일 (Release)
1997-05-24
배우 (Cast)
러닝타임
100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씨네이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