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시가 된 삶, 삶이 된 질문: 다큐멘터리 <시 읽는 시간>

때로는 한 편의 시가, 혹은 한 편의 영화가 우리의 멈춰선 일상에 질문을 던지고, 잊고 있던 감각을 되살리는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합니다.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후 2021년 정식 개봉하며 다시금 관객들을 만난 이수정 감독의 다큐멘터리 <시 읽는 시간>은 바로 그러한 작품입니다. 자본주의가 촘촘히 짜놓은 시간 속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아 헤매는 현대인에게, 이 영화는 덤덤하지만 깊이 있는 위로와 성찰의 시간을 선물합니다.


영화는 ‘감독-나’의 시선으로 서울을 살아가는 다섯 명의 인물을 만납니다. 카메라 앞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불안과 고통을 고백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합니다. 고단한 직장 생활에 약으로 버티는 30대 여성, 삶의 터전에서 해고된 노동자, 알 수 없는 죄의식에 공황장애를 앓는 50대 남성, 불안한 현실 대신 게임 속 세상에서 안정을 찾는 남자, 그리고 자신이 겪은 차별과 혐오를 약자들의 고통과 동일시하는 여성까지. 이들은 각기 다른 삶의 무게를 지고 있지만, 동시에 '나답게' 살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을 공유합니다. 영화는 이들이 억압과 고통 속에서도 자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애써 꾸미지 않고 담담하게 따라갑니다. 이수정 감독은 이러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본의 시간에 지워진 인간의 존재를 되살리고, 세상의 비참 속에서도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함께 느껴보고자 시의 힘을 빌렸다고 말합니다.


<시 읽는 시간>은 단순히 인물들의 이야기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옵니다. 명확한 주제를 향해 전진하기보다는 간결한 영상미와 열린 구조로 펼쳐지며, 관객 스스로에게 “지금처럼 사는 게 맞냐고”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감독 본인의 목소리와 텍스트가 영화 속 관계망의 주축이자 '시 읽는 시간'의 주인공으로 선명하게 각인되는 방식 또한 인상 깊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시를 읽는 행위가 목적 지향적인 시간에서 벗어나 무정형의 덩어리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일깨워줍니다. 숨 가쁜 현대 사회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성찰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시 읽는 시간>을 꼭 만나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당신의 마음 한 켠에, 이 영화가 따뜻한 위로와 용기의 씨앗을 심어줄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이수정

장르 (Genre)

다큐멘터리

개봉일 (Release)

2021-03-25

배우 (Cast)
오하나

오하나

김수덕

김수덕

안태형

안태형

임재춘

임재춘

하마무

하마무

서선미

서선미

이인근

이인근

장석천

장석천

이동호

이동호

러닝타임

74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생의 한가운데

주요 스탭 (Staff)

이수정 (각본) 이수정 (제작자) 이수정 (기획) 왕민철 (촬영) 이수정 (촬영) 고동선 (편집) 목소 (음악) 언저리 (조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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