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전쟁 2020
Storyline
그날의 침묵을 깨는 용기: <기억의 전쟁>
역사는 때로 승자의 기록만을 기억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이들의 지워지지 않는 고통과 침묵이 존재합니다. 이길보라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기억의 전쟁>(Untold)은 한국 현대사의 빛나는 경제 성장의 그림자 속에 가려졌던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용기 있게 마주합니다.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한 개인의 뼈아픈 기억이 어떻게 거대한 국가적 침묵을 흔들 수 있는지 증명하며,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연대해야 할지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는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해 민간인 학살이 벌어졌던 퐁니·퐁넛 마을의 유일한 생존자인 응우옌 티 탄 씨의 삶을 쫓습니다. 여덟 살 어린 나이에 가족을 모두 잃고 자신 또한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남은 그녀는, 반세기 동안 한국 정부가 외면해온 진실을 향해 당당히 공식 사과를 요구합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베트남 특수'라는 자부심 뒤에 가려진 민간인 학살이라는 참혹한 역사는 오랫동안 침묵 속에 묻혀 있었으나, 탄 씨는 잘못을 저지른 이가 책임져야 한다는 단호한 목소리로 그 침묵을 깨뜨립니다. 영화는 탄 씨뿐 아니라 그날의 비극을 목격한 농인 생존자, 그리고 전쟁의 흔적으로 시력을 잃은 또 다른 유가족의 기억을 따라가며, '죽은 사람과 죽음을 목격한 사람은 있는데 죽였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는 가슴 아픈 현실을 응시합니다. 베트남을 찾은 감독 이길보라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참전 군인이었다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이길 수 없는, 그러나 반드시 싸워야 하는 '기억의 전쟁'을 시작합니다.
<기억의 전쟁>은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 재조명하는 것을 넘어, 현재에도 이어지는 진실 규명과 책임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특히 최근 응우옌 티 탄 씨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까지 연이어 승소했다는 소식은 이 영화가 담아낸 '기억'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줍니다. 국가는 외면하려 했던 폭력의 역사를 개인이 끝내 법정에서 정의로 심판받게 한 것입니다. 이 작품은 전쟁의 상흔이 어떻게 개인의 삶과 역사를 지배하는지, 그리고 국가의 책임이란 무엇인지를 묻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기억의 전쟁>은 불편할지라도 외면할 수 없는 진실과 마주하고, 과거의 기억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연대를 모색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필람해야 할 다큐멘터리입니다. 응우옌 티 탄 씨가 한국의 수요집회에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연대하는 장면은 국가 폭력의 희생자들이 국경을 넘어 어떻게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강한 연대의 힘을 보여주는지 시사하며, 우리가 이 '기억의 전쟁'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생각하게 합니다.
Details
배우 (Cast)
응우옌 티 탄
응우옌 럽
딘 껌
문재호
러닝타임
79||79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영화사고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