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침묵의 표면에 아로새겨진 그리움, 그 투명한 고백의 기록

2021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이자 '물방울 화가'로 불리는 고(故) 김창열 화백의 삶과 예술,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단순히 위대한 예술가의 일대기를 훑는 것을 넘어, 그의 아들인 김오안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아 아버지의 예술 세계와 인간적인 면모를 탐구하는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여정을 담아냈습니다. 프랑스 사진작가 브리짓 부이요와 함께 메가폰을 잡은 김오안 감독은, 평생을 침묵과 고독 속에 물방울만을 그려온 아버지의 내면에 존재하는 기묘한 균열과 감춰진 이야기를 카메라로 포착합니다. 이 영화는 이미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크라쿠프 국제영화제 은각상과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신진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는 웰메이드 아트 다큐멘터리입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며 50년 넘게 오직 ‘물방울’만을 그려온 김창열 화백. 그의 작품은 얼핏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 투명한 표면 아래에는 한국 현대사의 격동과 전쟁의 상흔, 그리고 그가 평생 짊어져야 했던 고통과 죄책감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물방울은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기억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고백했던 그의 역설적인 답변 속 숨겨진 진실을 찾아 나섭니다. 아들 김오안은 과묵하고 절제된 아버지의 모습 이면에 자리한 미지의 폭력성과 광기를 이해하고자 카메라를 듭니다. 고향인 평안남도 맹산에 대한 그리움, 한국전쟁에서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그리고 가족에게도 온전히 드러내지 못했던 한 예술가의 내밀한 감정들이 물방울이라는 매개를 통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되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영화는 아들이 아버지의 침묵 속에서 비로소 그가 그렸던 수많은 물방울의 의미, 즉 상처를 씻어내고 정화하려는 간절한 염원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묵묵히 따라갑니다.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넘어, 한 예술가의 치열했던 삶과 그를 이해하려는 아들의 지극한 사랑이 빚어낸 감동적인 예술 작품입니다.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그림이 가진 심오한 의미를 탐색하는 동시에,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복잡하고도 애틋한 관계를 통해 인간적인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은 김창열 화백의 고독하고 응축된 삶에 경외감을 느끼는 한편, 그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아들의 시선에서 진정한 치유와 용서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예술과 삶, 침묵과 소통, 상처와 치유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이 영화는 깊은 사유와 감동을 선사하며,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모든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마치 조용히 떨어지는 물방울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듯, 이 영화는 우리의 마음속에 깊고 오래 지속될 감동의 물결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다큐멘터리

개봉일 (Release)

2022-09-28

배우 (Cast)
러닝타임

79분

연령등급

전체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미루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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