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경계에 선 삶, 존엄을 향한 기록: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역사의 격랑 속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온 이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재일교포를 넘어, '조선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세상과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집니다. 김철민 감독의 깊이 있는 시선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2020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이며 깊은 울림을 선사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우리가 외면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조명하며 인간 존엄성의 의미를 되묻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는 약 60만 명에 이르는 일본 내 재일조선인의 존재에서 시작됩니다. 남한 청년 감독이 북한에서 재일조선인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 후, 18년간 일본과 서울을 오가며 그들의 삶을 지켜본 기록이 바로 이 다큐멘터리의 핵심 서사입니다. 해방과 동시에 독립된 조국으로 돌아갈 희망에 부풀었던 그들은 식민과 분단의 아픔 속에 귀향의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이러한 역사적 비극 속에서 재일조선인 1세대가 겪은 고난부터 4세대가 마주한 정체성 갈등까지, 한 개인의 삶 속에 투영된 집단의 역사를 섬세하게 따라갑니다. 일본 사회의 차별 속에서도 '조선사람'으로 살아가려는 그들의 굳건한 의지는 때로는 분노로, 때로는 깊은 고뇌로 표출됩니다. 북한에는 여러 번 방문했지만 남한 땅은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이들의 사연은 '두 개의 조국'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재일조선인들의 복잡한 심경을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영화는 이들이 정체성에 대한 갈등과 고뇌를 딛고 저마다의 경험과 선택으로 자기 민족을 되찾으려 노력해 온 여정을 통해, 사람이 사람답게,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 나가는 감동적인 과정을 담아냅니다.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단순히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김철민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재일조선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시에 한국 사회의 모습을 성찰해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차별과 외면 속에서도 민족의 정체성과 인간의 존엄을 지켜온 이들의 삶은 우리 자신의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데 필수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2020년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과 2021년 제12회 부산평화영화제 도란도란 관객상 수상이 증명하듯, 이 다큐멘터리는 그 어떤 영화보다 강렬한 감동과 사유를 제공합니다.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잊혀져서는 안 될 역사의 증언이자, 인간 존엄의 가치를 되새기는 귀한 영화적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다큐멘터리

개봉일 (Release)

2021-12-09

배우 (Cast)
러닝타임

94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엠앤씨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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