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덕션 2021
Storyline
"삶의 여백에 드리운 관계의 서시: 홍상수 감독의 <인트로덕션>"
홍상수 감독의 25번째 장편 <인트로덕션>은 그의 독자적인 세계를 깊고 넓게 확장하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2021년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으며, 감독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여운 가득한 연출 미학이 정점에 달했음을 보여줍니다. 흑백 화면이 선사하는 정갈한 미장센 속에서, 우리는 삶의 다양한 관계와 그 안에 숨겨진 미묘한 감정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는 청년 영호(신석호)의 여정을 세 개의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인 단락으로 따라갑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아버지가 부른 한의원에서 시작됩니다. 아버지는 환자들로 인해 바쁘고, 영호는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놓입니다. 이 기다림 속에서 그는 유명 배우(기주봉)와 간호사(예지원) 같은 인물들과 스치듯 만납니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패션 공부를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떠난 연인 주원(박미소)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주원은 어머니(서영화)의 오랜 친구이자 예술가(김민희)의 집에 머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고, 이곳에서 영호는 예상치 못하게 주원을 찾아옵니다. 마지막 세 번째 단락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어머니(조윤희)가 갑작스럽게 부른 동해안 횟집에서 이어집니다. 그곳에는 한의원에서 스쳤던 나이 든 남자 배우가 함께하고, 어머니는 그에게 아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합니다. <인트로덕션>은 우연한 만남과 스쳐가는 인연, 관계의 겹겹을 통해 삶의 단편들을 조용히 응시합니다.
총 66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인트로덕션>은 홍상수 감독 특유의 '미니멀리즘'이 선사하는 깊이와 여운을 가득 담아낸 작품입니다. 서사를 과감히 생략하고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 대화의 틈새를 관조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각자의 상상력으로 빈 공간을 채우도록 유도합니다. 흑백 화면은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과 관계의 모호함을 더욱 섬세하게 드러내며,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사색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냅니다. <인트로덕션>은 거창한 사건보다는 일상의 파편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아 헤매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낸 한 폭의 인간 풍경화와 같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 세계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신선한 '소개'가 될 것이며, 기존 팬들에게는 그의 영화적 탐구가 또 다른 시작점에 이르렀음을 확인시켜 줄 것입니다. 잔잔한 파문처럼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질문을 던질 이 영화를 극장에서 꼭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Details
러닝타임
66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영화제작전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