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 김종분 2021
Storyline
그녀의 길 위에서 피어난 시간, '왕십리 김종분'
왕십리역 11번 출구,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온 한 노점상이 있습니다. 팔순의 나이에도 옥수수를 삶고 가래떡을 굽는 능숙한 손길, 오가는 이들과 정을 나누는 후덕한 미소는 김종분 할머니의 평범한 일상을 이루는 풍경입니다. 하지만 김진열 감독의 다큐멘터리 '왕십리 김종분'은 그 익숙한 풍경 뒤에 숨겨진, 한 사람의 삶과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깊이 스며든 이야기를 섬세하게 펼쳐 보입니다.
자식을 먹이고 입히기 위해 시작한 노점 생활, 그렇게 반평생을 길 위에서 보낸 김종분 할머니에게는 가슴 속에 묻어둔 가장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30년 전, 민주화를 향한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했던 거리에서 그녀는 둘째 딸 김귀정을 잃었습니다. 영화는 이 비극적인 진실을 서두르지 않고, 왕십리 거리의 활기찬 풍경과 할머니의 굳건한 일상 속에 조용히 녹여냅니다. 딸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을 겪었지만, 김종분 할머니는 그 길 위에서 또 다른 많은 '자식'들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딸 잃은 길에서 삶을 이어가며, 세상 모든 어머니의 자화상과도 같은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한 노점상의 일대기를 그리는 것을 넘어섭니다. 김진열 감독은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라는 호칭 뒤에 가려져 있던 '김종분'이라는 한 개인의 삶을 조명하고자 했으며, 딸을 잃은 후의 30년을 통해 우리 시대의 시간을 성찰하게 합니다. 감독은 과장된 감상이나 직접적인 개입 없이, 묵묵히 할머니의 삶을 따라가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는 할머니의 모습, 시장 동료들과 나누는 소박한 대화, 그리고 손녀(수영선수 정유인)와의 따뜻한 교감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줍니다. '왕십리 김종분'은 개봉 당시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애통과 위로와 나눔의 30년"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비프메세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한국 현대사의 아픔 속에서도 굳건히 삶을 지켜온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상처를 보듬고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넬 것입니다.
Details
배우 (Cast)
김종분
김귀임
김종수
정춘식
조미정
김종범
이용임
김종관
김종애
정유인
이재필
서양원
김난희
러닝타임
102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인디스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