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시간의 강을 건너는 이들에게 바치는 연가: 영화 '세월: 라이프 고즈 온'

2024년 3월 27일, 스크린에 오르는 장민경 감독의 다큐멘터리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단순한 영화를 넘어,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질문이자 위로의 손길을 건넵니다. 이 작품은 비극적인 사회적 참사 속에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이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먹먹하면서도 용기 있는 기록입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막연한 위로가 과연 진실인지, 그리고 그 약효가 닿지 않는 마음의 고통을 어떻게 마주하고 견뎌낼지 진정성 있게 탐구하며 관객의 심금을 울릴 준비를 마쳤습니다.

영화의 서사는 세월호 참사로 딸 예은을 떠나보낸 '예은 아빠' 유경근 씨가 팟캐스트 녹음 스튜디오에 앉으면서 시작됩니다. 그의 마이크 앞에는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우리 사회를 아프게 했던 수많은 비극, 즉 1999년 씨랜드 화재 참사,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그리고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사망에 이르는 아픔을 겪은 유가족들이 차례로 자리합니다. 씨랜드에서 두 딸을 잃은 아버지 고석, 대구 지하철 참사로 딸을 잃은 어머니 황명애, 그리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각자의 삶에서 '예은 없는 세월'을 살아가는 유경근 씨와 관객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상실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이후의 삶'을 들려줍니다. 이들의 고백은 지나간 아픔을 되새기는 것을 넘어, '어떻게 버텨왔는가'에 대한 각자의 답이자,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끈끈한 연대의 과정이 됩니다.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개별적인 비극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부실한 사회 안전 시스템과 반복되는 참사 속에서 우리가 놓친 것들을 날카롭게 묻습니다. 영화는 "세월이 약이 아니다. 안고 사는 것이 약이다"라고 말했던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울림 있는 고백처럼, 망각 대신 기억을, 고립 대신 연대를 택한 이들의 강인한 의지를 조명합니다. 감독은 상처 속에서도 서로에게 내민 손이 삶의 힘이 되며,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끈끈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비록 슬픔을 담고 있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존엄과 회복의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한 유수 영화제에서 진정성을 인정받은 이 작품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위험한 시대에 '함께 사는 법'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2024년, 우리의 공동체적 기억과 상실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낼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반드시 극장에서 만나야 할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타인의 아픔을 관조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사회를 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가슴 시린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다큐멘터리

개봉일 (Release)

2024-03-27

배우 (Cast)
러닝타임

99분

연령등급

전체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독바위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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