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침묵의 공범자, 혹은 잔혹한 구원자: 영화 '피기'가 던지는 불편한 질문

스페인의 뜨거운 여름, 숨 막히는 정육점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이 되기를 꿈꾸는 소녀 사라의 이야기, 영화 '피기'가 관객들을 찾아왔습니다. 칼로타 페레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스릴러는 단순히 피가 낭자한 공포를 넘어,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2022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주연 라우라 갈란은 제37회 고야상 신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고, 영화 자체도 그림페스트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멜리에스 황금상(Méliès d'Or)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쥐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스페인 남부의 작은 마을, 사라는 냉담한 가족들이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는 외로운 십대입니다. 통통한 몸 때문에 "세르디타(Piggy)"라는 잔인한 별명으로 불리며 또래 소녀들의 끈질긴 괴롭힘에 시달리죠. 어느 날, 동네 수영장에서 또다시 극심한 수치심을 겪은 후, 집으로 돌아가던 사라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합니다. 자신을 괴롭히던 소녀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남자에게 납치되는 현장을 말입니다. 끔찍한 상황 속에서 소녀들을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진실을 밝히고 자신 또한 괴롭힘의 상처를 다시 마주할 것인가. 사라는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잔혹한 윤리적 딜레마에 빠집니다. 과연 사라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이 영화는 그 선택의 기로에 선 사라의 내면을 섬세하고도 불안하게 그려냅니다.

'피기'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집단 따돌림, 외모 지상주의, 그리고 소외된 자의 내면에 깊이 잠재된 욕망과 트라우마를 집요하게 탐구합니다. 칼로타 페레다 감독은 자신이 겪었던 따돌림 경험을 바탕으로, 공포와 스릴러의 장르적 문법 안에 복잡한 심리 드라마를 녹여냈습니다. 특히 낮 시간의 살인 사건을 통해 더욱 효과적인 공포를 선사하며, 불쾌할 정도로 분위기 있는 촬영 기법과 인물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연출은 관객들에게 불편하면서도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라우라 갈란의 탁월한 연기는 사라라는 인물이 겪는 내적 고통과 혼란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관객들이 그녀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도록 만듭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공포를 유발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판단하고 공감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오랜 잔상을 남길 것입니다. 불편하고 강렬하며, 동시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스릴러를 찾는 관객이라면 '피기'는 놓쳐서는 안 될 작품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Joel M. Reed

장르 (Genre)

스릴러

개봉일 (Release)

2023-04-26

배우 (Cast)
Jack Somack

Jack Somack

Curt Dawson

Curt Dawson

러닝타임

86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스페인

제작/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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