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뜸 2024
Storyline
"볕 잘 드는 마을에 드리운 그림자, 끝나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
영화 전문 매거진 독자 여러분, 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은 평범한 시골 마을에 드리워진 거대한 역사의 그림자를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낸 김상패 감독의 다큐멘터리 '양지뜸'입니다. 2024년 8월 21일 개봉한 이 영화는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에 해당하는 후원회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고, 제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되어 깊은 울림을 선사했습니다. '양지뜸'은 볕이 잘 드는 경사라는 뜻이자, 영화의 주 무대인 소성리 마을의 별칭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서정적인 제목 뒤에는 우리 사회가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이 숨 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평창 올림픽과 북미회담 소식으로 통일의 꿈에 부풀어 오르던 그 시절, 경북 성주 끝자락의 작은 마을 소성리는 예외였습니다. 평화롭기만 했던 이 볕 잘 드는 마을에 어느 날 갑자기 수천 명의 경찰이 진을 치고, 미군 헬기가 상공을 가르기 시작합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가 강행되면서 봉정댁 금연과 봉정할배, 순분, 상돌, 경임, 길남 등 평범한 노인들의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립니다. 마을회관에 모여 윷놀이를 하고 수제비를 함께 나누던 공동체의 온기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주민들은 "사드가 설치되기 이전, 보통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감독은 거창한 투쟁보다는, 주민들이 마늘과 콩 농사를 지으며 밥을 같이 먹는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을 통해 국가 공권력으로 인해 파괴된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아픔을 덤덤히 그려냅니다. 마을을 떠나는 감독에게 봉정할배가 쌈짓돈 5만원을 건네며 "어디 가서도 손가락질받지 말고 잘 살라"고 당부하는 장면은, 그 어떤 설명보다 강렬하게 관객의 마음속에 남아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양지뜸'은 단순한 사회 고발을 넘어섭니다. 김상패 감독은 사드가 배치된 2017년부터 3년간 직접 소성리에 머물며 주민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생활하며, 그들의 삶에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이는 오가와 신스케 감독을 떠올리게 하는 참여적 다큐멘터리 제작 방식으로, 주민들의 고통과 분노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연대와 유머, 그리고 삶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카메라에 담아냈습니다. 영화는 정치적 구호나 국제 정세 논의보다는, 국가라는 거대한 힘 앞에 선 개인들의 존엄성과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되묻습니다. 미디어가 종종 희화화하거나 외면했던 소성리 주민들의 진짜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마주하는 것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잔혹한 장면 없이도 관계를 쌓고 밥을 나누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만으로 사드가 무엇을 망가뜨렸는지 가늠하게 하는 감독의 연출은 절제되었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영화는 단지 소성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양한 '양지뜸'과 그곳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관객 여러분께 '양지뜸'을 통해 진정한 평화와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를 꼭 경험하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배우 (Cast)
도금연
임순분
여상돌
도경임
임길남
이채구
이옥남
장경순
백광순
박규란
김태환
문영희
고춘자
러닝타임
90분
연령등급
12세이상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스물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