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믿음이 식사가 될 때: '클럽 제로'가 던지는 섬뜩한 질문"

오스트리아의 베테랑 감독 예시카 하우스너는 늘 관습적 믿음과 그로 인한 부조리에 의문을 제기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 세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신에 대한 믿음을 다룬 <루르드>(2009)를 시작으로 <아무르 포>(2014), <리틀 조>(2019)를 거쳐 더욱 다채롭고 세련된 연출을 선보여 왔죠. 그리고 마침내 제76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은 그녀의 신작 <클럽 제로>가 우리 곁을 찾아왔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하우스너 감독은 '의식적 식사(conscious eating)'라는 기묘한 소재를 통해, 교사와 부모, 그리고 학생들 사이에 얽힌 '믿음'의 본질에 대한 섬뜩하고도 깊이 있는 우화를 제시합니다.

영화는 최고의 교육 시설을 자랑하는 엘리트 기숙학교에 새로운 영양 교사 '미스 노백'(미아 와시코브스카 분)이 부임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녀는 학생들에게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생각하는 '의식적 식사법'을 가르치죠. 처음에는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듯 보였던 이 식사법은 미스 노백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 아래 점차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외모 콤플렉스, 학업 스트레스,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던 아이들은 미스 노백을 향한 맹목적인 신뢰 속에서 새로운 공동체, 즉 '클럽 제로'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들은 "음식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잘못된 신념 아래 금식에 가까운 위험한 식사를 이어가고, 영화는 이러한 충격적인 상황이 학교의 방임과 부모의 무책임 속에서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는지 냉정하고 건조한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미아 와시코브스카는 아이들을 위험한 믿음으로 이끄는 '미스 노백' 역을 통해 다정함 속에 숨겨진 섬뜩한 광기를 완벽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을 압도합니다.

<클럽 제로>는 단순한 스릴러나 미스터리를 넘어선 작품입니다.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은 특유의 절제되고 미니멀한 미장센과 (종종 '유럽의 웨스 앤더슨'이라 불리기도 하는) 엽서처럼 정갈한 화면 구성을 통해 아이러니하고 부조리한 상황을 더욱 극대화합니다. 최면을 거는 듯한 음악과 정적인 카메라 워크는 영화 전반에 걸쳐 기묘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관객들에게 불쾌하면서도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 영화는 개개인의 합리적인 생각이 어떻게 급진화되고 조작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 시스템과 가정 내의 결핍이 어떻게 위험한 믿음을 키우는 토양이 되는지를 차갑게 응시합니다. <클럽 제로>는 당신이 무엇을 의심 없이 믿고 있는지, 그리고 그 믿음이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할 것입니다. 선의로 시작된 행동이 어떤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예리하고도 무기력한 부조리극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작품을 놓치지 마십시오. 믿음과 의심의 경계 위에 아슬아슬하게 놓인, 섬뜩하면서도 세련된 우화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예시카 하우스너

장르 (Genre)

미스터리,스릴러

개봉일 (Release)

2024-01-24

러닝타임

109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오스트리아 ,영국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예시카 하우스너 (각본) 마틴 쉴라츠 (촬영) 마르쿠스 빈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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