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사랑과 운명 사이, 지울 수 없는 비련의 그림자: 영화 '하얀 비요일'

1990년대 초 한국 영화계는 멜로드라마의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 촉촉한 감성과 아련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렸던 한 편의 영화가 있으니, 바로 1991년 8월 3일 개봉했던 강정수 감독의 데뷔작 <하얀 비요일>입니다. 스포츠 신문에 인기리에 연재되던 배금택 작가의 만화 '여고생과 대학 3년생'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당대 청춘스타 변우민, 옥소리 배우와 연기파 배우 이경영, 남궁원 배우 등 탄탄한 출연진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습니다. 한 고아 청년과 그를 둘러싼 가족,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사랑의 비극을 그린 이 작품은 멜로/로맨스 장르가 가진 순수함과 애절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시대를 초월하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영화는 거리의 부랑아들과 어울려 살아가던 고아 출신의 '필(변우민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소매치기로 경찰서에 잡혀온 그를 눈여겨보던 고 과장(남궁원 분)은 안타까운 마음에 필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양자로 삼습니다.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필은 점차 반듯한 청년으로 성장하지만, 고 과장의 친아들 '묵(이경영 분)'과의 미묘한 갈등은 끊이지 않습니다. 묵은 부모의 사랑을 필에게 빼앗겼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필을 끊임없이 멸시하고 배척하죠. 그러나 필은 고 과장의 딸 '연지(옥소리 분)'와는 남매 이상의 애틋한 감정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금지된 듯한 이들의 사랑은 묵의 노골적인 비난과 고 과장 내외의 불편한 시선 속에서 더욱 깊어지고, 결국 필은 고 과장의 집을 떠나게 됩니다. 갈 곳을 잃은 필은 다시 어릴 적 친구였던 '왕팔 일당'과 어울리게 되고, 연지는 상심에 빠집니다. 부모와 오빠 묵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며 헤어져야 하는 시련을 겪지만, 필과 연지는 서로를 향한 사랑을 재차 확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 앞에는 예상치 못한 슬픈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과연 그들의 사랑은 이 비극적인 운명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하얀 비요일>은 90년대 한국 멜로 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시대가 요구했던 아련하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감수성을 자극합니다. 변우민과 옥소리 배우는 비극적인 운명에 맞서는 연인의 모습을 순수하면서도 격정적인 연기로 표현해냈습니다. 특히, 영화 개봉을 계기로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을 만큼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스크린을 가득 채웠습니다. 또한, 이경영 배우는 주인공 필과의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묵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더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입니다. 영화 자체의 흥행 성적은 아쉬웠지만, 신해철, 장혜진, 김민종 등 당대 최고 가수들이 참여한 OST는 영화보다 더 큰 사랑을 받으며 오늘날까지 회자될 정도로 명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신해철이 부른 동명의 주제가는 영화의 멜랑콜리한 분위기를 완벽하게 대변하며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다소 클리셰적이라 여겨질 수 있는 고아와 부잣집 딸의 사랑, 그리고 비극적인 운명이라는 서사 속에서도 <하얀 비요일>은 배우들의 열연과 주옥같은 OST가 어우러져 한 시대를 풍미했던 멜로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비록 박한 평가를 받았다는 일부 기록도 있으나, 여전히 고전 멜로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한 번쯤 탐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아련한 옛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하얀 비요일'에 흠뻑 젖어보는 건 어떨까요?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멜로/로맨스

개봉일 (Release)

1991-08-03

배우 (Cast)
러닝타임

102분

연령등급

중학생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서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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