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낮과 밤 1992
Storyline
욕망과 집착, 그 위험한 줄타기 로맨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욕망의 낮과 밤』
스페인 영화계의 살아있는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세계는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욕망과 기묘한 사랑으로 가득합니다. 그중에서도 1990년 개봉한 그의 작품 『욕망의 낮과 밤』(원제: Tie Me Up! Tie Me Down!)은 감독 특유의 대담함과 강렬한 색채, 그리고 인간 내면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문제작입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빅토리아 아브릴이라는 두 배우의 폭발적인 연기 시너지는 이 파격적인 서사에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으며, 단순한 멜로를 넘어선 심리 드라마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영화는 고아로 자라 소년원과 정신병원을 전전하며 불안정한 삶을 살아온 릭키(안토니오 반데라스 분)의 강렬한 집착에서 시작됩니다. 그는 과거 스쳐 지나갔던 포르노 배우이자 현재는 B급 영화배우로 활동하는 마리나(빅토리아 아브릴 분)를 자신의 ‘운명’이라 확신하고, 퇴원하자마자 그녀에게 무작정 다가섭니다. 릭키의 접근 방식은 지극히 비정상적입니다. 그는 마리나를 미행해 그녀의 아파트에 침입하고, 그녀를 묶어둔 채 자신과 결혼할 것을 강요합니다. 세상은 마리나의 실종에 동분서주하지만, 누구도 그녀가 자신의 집 안에 감금되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합니다. 릭키는 자신의 진심을 주장하며 마리나의 마음을 얻으려 하지만, 그녀는 그의 허무맹랑한 요구를 거부하며 끊임없이 벗어나려 애씁니다. 그러나 이 기묘한 감금 속에서, 릭키의 순수하면서도 병적인 욕망과 마리나의 저항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합니다. 과연 이들의 낮과 밤은 무엇으로 채워지며, 이 위험한 관계의 끝은 어디로 향할까요?
『욕망의 낮과 밤』은 사랑과 집착, 폭력과 순종이라는 극과 극의 감정을 한데 엮어놓으며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때로는 사랑 이야기와 공포 이야기가 구별하기 어렵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도덕적 경계를 허무는 과감한 연출과 비비드한 미장센으로 독특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릭키의 광기 어린 사랑과 마리나가 겪는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해석될 수 있는 복잡한 감정 변화는, 관습적인 로맨스 문법을 거부하며 인간 관계의 어둡고도 아이러니한 단면을 조명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선정적인 이야기를 넘어, 타인을 소유하려는 욕망의 본질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 감정의 역설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드라마입니다. 알모도바르 감독의 작품 세계에 매료된 팬이라면 물론, 파격적인 서사와 강렬한 심리 묘사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욕망의 낮과 밤』이 선사하는 짜릿하고도 불편한 아름다움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99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스페인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페드로 알모도바르 (각본) 어거스틴 알모도바르 (기획) 조스 루이스 알케인 (촬영) 조세 살세도 (편집)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 페란 산체즈 (미술) 에스더 가르시아 (미술) 엔니오 모리꼬네 (사운드(음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