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혼돈 속에서 피어난 영혼의 초상: <아담이 눈뜰 때>

1993년, 한국 영화계에 파격적인 질문을 던지며 등장했던 영화 <아담이 눈뜰 때>는 당시 문단의 문제작으로 손꼽히던 장정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겨낸 작품입니다. 김호선 감독의 연출로 배우 최재성, 이윤성, 이재경, 박인환, 유혜리 등 당대 청춘 스타와 개성파 배우들이 함께한 이 영화는 단순한 멜로/로맨스를 넘어선 젊은 영혼의 방황과 욕망을 첨예하게 그려냅니다. 개봉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금기시되던 주제들을 과감하게 탐구하며 1990년대 초 한국 사회에 던져진 젊은 세대의 불안과 혼란을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여전히 유효한 청춘의 질문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영화는 대학 입시가 끝난 후, 현실의 무의미함에 갈증을 느끼는 재수생 '아담'(최재성 분)의 내면에서 시작됩니다. 그의 첫사랑이자 문학적 열정을 좇는 여자친구 '은선'(이재경 분)이 대학에 입학하며 현실 참여 시인으로 변모하자, 아담은 그녀와의 거리감을 느끼며 더욱 깊은 방황 속으로 빠져듭니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락카페를 전전하던 아담은 그곳에서 세상에 대한 깊은 절망을 품고 오직 성과 음악에만 몰두하는 고등학생 '현재'(이윤성 분)를 만납니다. 아담은 현재와의 교감을 통해 위태로운 사랑을 나누고 함께 여행을 떠나지만, 현재의 근원적인 절망은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한편, 아담은 타자기, 뭉크 화집, 턴테이블이라는 세 가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중년 여화가와 남색가인 오디오 가게 주인 등 다양한 인물들과 관계를 맺으며 세상의 이면을 경험하게 됩니다. 파격적인 만남과 상실의 고통 속에서, 아담은 비로소 세상의 본질과 자신의 욕망을 직시하며 새로운 눈을 뜨게 되는 여정을 펼칩니다.


<아담이 눈뜰 때>는 단순히 도발적인 소재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젊은 영혼이 겪는 존재론적 고뇌와 자아 탐색의 과정을 밀도 있게 담아낸 수작입니다. 영화는 '섹스는 사랑도 쾌락도 아닌 다만 그것에 몰입해 자신의 본질과 내면을 드러내고 그것을 통해 탈출구를 찾아내는 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아담의 시선을 통해, 당시 사회가 금기시하던 욕망과 성을 개인의 성장 서사로 끌어들이는 대담함을 보여줍니다. 다소 거친 표현과 파격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1993년 제4회 춘사영화상에서 문미봉 배우에게 우수여자연기상을, 이윤성 배우에게 신인여우상을 안기며 연기력과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획일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청춘의 초상을 이해하고 싶다면,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아프게 다가올지라도 <아담이 눈뜰 때>는 분명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1990년대 한국 사회의 이면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 본연의 욕망과 방황을 마주하고 싶은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멜로/로맨스

개봉일 (Release)

1993-05-08

배우 (Cast)
러닝타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화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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