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수탕(3pm Paradise) 1997
Storyline
"시간을 씻어내고 마주하는 삶의 풍경: 곽경택 감독의 '억수탕'"
1997년 개봉작 <억수탕>은 훗날 <친구>로 한국 영화사에 족적을 남길 곽경택 감독의 패기 넘치는 데뷔작입니다. 공중목욕탕이라는 일상적이면서도 은밀한 공간을 배경으로,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유쾌하고 때론 씁쓸하게 그려낸 코미디 드라마죠. 단순히 벗은 몸을 넘어, 사회의 다양한 군상을 진솔함으로 탐구하며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 속 인간 본연의 모습은 시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입니다.
영화는 한가로운 오후 3시, 부산의 정겨운 '억수탕'을 찾은 각양각색 손님들의 이야기입니다. 남탕에는 일이 꼬이는 감독 지망생 완기(김의성)가 싸구려 에로영화를 제안하는 제작자와 실랑이하고, 비뇨기과 의사, 성병 스님, 동네 건달 등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 얽힙니다. 여탕 또한 마찬가지. 이상적인 누드 모델을 찾는 사진작가 정미(방은희), 철없는 아들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온 철수엄마, 밤을 위해 몸을 씻는 술집 처녀들까지, 이들의 수다와 삶의 단면들이 시끌벅적하게 교차하죠. 알몸으로 마주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동과 예측불허 만남들은 때론 황당한 웃음을, 때론 가슴 찡한 페이소스를 선사하며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억수탕>은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1990년대 후반 한국 사회와 인간 군상의 진솔한 모습을 거침없이 드러낸 작품입니다.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었음에도, 그 안에 담긴 따뜻한 시선과 통찰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곽경택 감독의 초기 연출 스타일과 김의성, 방은희 등 베테랑 배우들의 젊은 시절 열연은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죠. 복잡한 세상을 잠시 잊고, 뜨거운 탕 속에 몸을 담그듯 편안하고 진솔한 이야기에 빠져보고 싶다면, <억수탕>은 탁월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부산의 냄새와 사람 사는 이야기가 어우러진, 오래된 보물 같은 이 영화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코미디,드라마
개봉일 (Release)
1997-10-18
배우 (Cast)
러닝타임
84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제이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