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정남녀 2000
Storyline
예술과 외설,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선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
1996년 홍콩 영화계를 수놓았던 이동승 감독의 <색정남녀>는 그 제목만으로는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깊이와 유머를 품고 있는 작품입니다. 단순히 에로틱 스릴러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이 영화는 포르노 영화 산업을 배경으로 삼아 예술적 열망과 현실적 생계 사이에서 고뇌하는 한 감독의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솔직하게 그려낸 휴먼-코믹-멜로드라마입니다. 장국영, 서기, 막문위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펼치는 연기 앙상블은 물론, 홍콩 영화 산업의 민낯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는 이동승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이 영화는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영화에 관한 영화'로서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두 편의 예술 영화를 연이어 실패하며 관객과 비평가 양쪽에서 외면받은 아성(장국영 분) 감독은 경찰관 애인 메이(막문위 분)에게 얹혀살며 재기를 꿈꿉니다. 좌절 속에서도 자신이 쓴 시나리오로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던 그에게 마침내 기다리던 제안이 들어오죠. 하지만 달콤한 제안 뒤에는 냉혹한 현실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제작사가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저예산 포르노 영화'였던 것입니다. 예술혼을 불태우고 싶었던 아성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생활고와 감독으로서의 자존심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결국 카메라를 들기로 결심합니다.
촬영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연기력은커녕 신음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여배우와 불평만 늘어놓는 스태프들 속에서 아성은 고군분투합니다. 특히, 얼굴과 몸매만 믿고 연기에 소극적인 포르노 여배우 몽교(서기 분)는 아성을 더욱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점차 영화에 몰두하며 '최고의 포르노'를 만들고자 하는 아성의 열정은 점차 주변을 변화시키기 시작합니다. 예술과 상업의 경계에서 고뇌하는 그의 모습은 애인 메이와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동시에, 오히려 배우를 꿈꾸는 몽교에게 깊은 호감을 얻게 되는데… 과연 아성은 이 기묘한 촬영 현장 속에서 어떤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색정남녀>는 단순히 포르노 산업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진솔한 열정과 좌절,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드라마를 유쾌하고도 감동적으로 담아냅니다. 장국영은 예술적 이상과 현실적 타협 사이에서 고뇌하는 아성 감독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이 영화는 서기에게 홍콩 금상장 신인여우상과 여우조연상을 안겨주며 그녀를 스타덤에 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옷 벗기를 주저하던 몽교가 점차 아성의 진정성에 이끌려 연기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과정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색정남녀>는 선정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결코 외설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영화에 대한 사랑과 직업인으로서의 프로페셔널리즘을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작품성과 흥행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든 예술가들에게, 그리고 홍콩 영화의 황금기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색정남녀>는 놓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96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홍콩
제작/배급
골든하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