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2021
Storyline
시선 너머의 사랑, 영혼을 어루만지는 잔혹한 동화 – 영화 <블라인드>
2007년 개봉 이후 깊은 여운으로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네덜란드 영화 <블라인드>가 2021년 국내 정식 개봉하며 다시금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사랑은 맹목적일 수 있는가?" 타마르 반 덴 도프 감독의 섬세한 연출 데뷔작인 이 영화는 안데르센의 고전 동화 '눈의 여왕'에서 영감을 받아 시각과 내면, 아름다움과 추함이라는 대조적인 가치들을 탐구하며 비극적이면서도 황홀한 로맨스를 펼쳐냅니다. 눈을 감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그리고 눈을 뜨면 사라질지도 모르는 영혼의 끌림에 대한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당신의 가슴에 잊을 수 없는 질문을 새길 것입니다.
어린 시절 시력을 잃은 후 세상에 대한 분노로 난폭해진 청년 루벤(요런 셀데슬라흐츠 분). 그의 어머니는 루벤을 위해 책을 읽어줄 사람을 고용하지만, 그의 짐승 같은 거친 성격에 모두가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숨긴 채 살아온 알비노 여성 마리(핼리너 레인 분)가 새로운 낭독자로 찾아옵니다. 마리는 얼굴과 온몸에 깊은 상처를 품고 있지만, 앞을 볼 수 없는 루벤 앞에서만은 온전한 자신을 드러내죠. 그녀가 읽어주는 '눈의 여왕' 속 이야기처럼, 기품 있는 목소리와 단호한 태도는 루벤의 얼어붙었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루벤은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 마리를 세상 누구보다 아름다운 존재로 그립니다. 그리고 마리 역시, 처음으로 자신을 외모가 아닌 영혼으로 사랑해주는 루벤에게 마음을 엽니다. 두 외로운 영혼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고, 시선이 배제된 채 오직 감각으로만 교감하는 그들의 사랑은 완전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루벤이 수술을 통해 시력을 되찾을 기회를 얻게 되면서, 마리는 이제껏 쌓아온 사랑이 한순간에 부서질까 두려워 그의 곁을 떠납니다.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된 루벤은 사라진 마리의 흔적을 쫓아 헤매는데, 과연 그의 시선은 마리의 진정한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블라인드>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를 넘어, 진정한 사랑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수작입니다. 핼리너 레인의 압도적인 연기는 대사 없이도 표정과 몸짓, 침묵만으로 마리의 복잡한 내면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시각이라는 감각이 인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보이는 것 너머의 가치를 탐구하는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감동과 사유를 선사할 것입니다.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이 전부가 아님을, 때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진실을 품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이 애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당신의 마음속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러닝타임
22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네덜란드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김종수 (색보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