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인간, 혹은 인공: 2220년, 우리의 자화상을 묻다

가까운 미래, 2220년의 대한민국. 황량하지만 어딘가 낯익은 서울의 풍경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깊이 있는 SF 드라마 한 편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바로 황승재 감독의 영화 <구직자들>입니다. 2020년 개봉작임에도 불구하고, 200년 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단순한 장르 영화를 넘어선 시의성 짙은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선사합니다. 정경호, 강유석, 오륭 배우의 밀도 높은 연기가 더해져, 스크린 속 미래의 이야기는 역설적으로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춥니다.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제7회 춘천 영화제에 초청되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이 작품은, 독립 영화로서 흔치 않은 SF 장르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관객과 평단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영화는 정부가 인공인간 '인공'을 통해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유지시키는 2220년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인공'들은 개개인이 매달 납부하는 의료보험료로 만들어지며, 원본 인간의 건강을 위해 사용되기 전까지는 산업체와 공공근로 현장에서 노동력으로 활용됩니다. 이야기는 실직한 중년 '경호'(정경호 분)와 그의 '인공'인 젊은 '유석'(강유석 분)이 우연히 일용직 시장에서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아픈 아이의 값비싼 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진짜 인간' 경호는 이미 자신의 건강보험과 인공을 포기한 채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한편, '원본'에게 버림받아 정체성조차 모르는 채 노동 시장에 내던져진 '인공' 유석은 인간으로서의 삶을 갈망하며 일자리를 찾아 헤맵니다. 서로의 진짜 정체를 모른 채 생존을 위해 동행하게 된 두 남자의 여정은 겉으로는 평범한 구직 활동처럼 보이지만, 대화가 깊어질수록 서로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며 예상치 못한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200년 후의 미래를 그리면서도 서울 청계천의 일상적인 풍경을 담아내는 등, 익숙한 배경 위에 펼쳐지는 SF적인 설정은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합니다.


<구직자들>은 SF라는 장르적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에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고용 불안, 소외된 계층의 삶, 그리고 무엇이 진정한 인간성을 구성하는가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황승재 감독은 2220년에도 여전히 "일하는 당신은 행복한가요?"라는 질문이 유효하다고 말하며, 미래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고뇌를 되짚어보게 합니다. 정경호 배우는 아픈 아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짜 인간'의 비극적인 상황을 덤덤하게 표현해내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강유석 배우는 '인공'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성을 얻으려 노력하는 유석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 앙상블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며, '원본'과 '인공'이라는 관계를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연대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83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인간 존재에 관한 탐구 SF'라는 핵심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묵직하게 전달합니다. 어쩌면 2220년의 구직자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2026년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자화상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SF 장르를 좋아하시거나, 인간의 본질과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에 목말라 있다면, <구직자들>은 당신에게 깊은 사유와 감동을 선사할 탁월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SF,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0-11-12

배우 (Cast)
러닝타임

83분

연령등급

전체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식회사인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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