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피 묻은 칼날 위, 욕망과 구원이 교차하는 비극"

과연 한 인간은 자신이 짊어진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1974년, 변장호 감독의 사극 <망나니>는 바로 이 질문을 던지며, 가장 낮은 곳에서 피의 칼을 휘두르는 한 사내의 비극적인 삶을 스크린 위에 펼쳐 보입니다. 이름 없는 존재, 만석(백일섭)의 이야기는 어두운 역사의 한 단면을 통해 인간 본연의 욕망과 고뇌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영화는 김태영대감의 처형을 집행한 망나니 만석에게, 대감의 딸 숙영(박지영)이 건네는 애처로운 부탁으로 시작됩니다. 죄신의 시신을 욕되지 않게 거두어 달라는 그 간절한 염원 앞에, 만석은 욕정에 이끌려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지르고 맙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숙영이 자신의 약속 이행에 감복하여 그를 '좋은 사람'이라 말했다는 전언은 만석의 메마른 마음에 작은 파문을 일으킵니다. 하인으로 팔려간 숙영을 구출한 만석은 세상의 시선을 피해 그녀와 부부의 연을 맺고, 아들을 낳으며 새로운 삶을 꿈꿉니다. 그는 더 이상 망나니가 아닌, 가족을 위한 평범한 가장이 되고자 몸부림칩니다.

하지만 과거의 그림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법. 권력을 되찾으려는 숙영의 백부 치삼이 찾아와 만석의 칼솜씨를 이용하려 합니다. 가족의 안위, 그리고 지켜내고 싶었던 평범한 삶을 위해, 만석은 다시 피 묻은 칼을 잡게 됩니다. 이 순간, 그의 눈빛에는 덧없는 갈망과 위태로운 결의가 교차합니다. <망나니>는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한 인간이 운명에 맞서 사랑과 행복을 지키려 애쓰지만, 결국 벗어날 수 없는 시대와 업보의 무게에 짓눌리는 비극을 처절하게 그려냅니다. 백일섭과 박지영의 깊이 있는 연기는 비루한 삶 속에서도 피어나는 아이러니한 사랑과, 결코 평화로울 수 없었던 인물들의 복합적인 내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1974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고뇌와 삶의 무게를 탐색하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사극

개봉일 (Release)

1975-04-12

배우 (Cast)
러닝타임

95분

연령등급

고등학생이상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삼영필림

Reviews & Comments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