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욕망과 금기, 그 비극적 춤: '무릎과 무릎사이'가 남긴 질문

1984년, 한국 영화계는 과감한 도발과 함께 한 여인의 내밀한 욕망을 스크린 위에 펼쳐 보였습니다. 이장호 감독의 영화 '무릎과 무릎사이'는 당시 억눌렸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파격적인 시도와 선정성으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문제작입니다. 드라마와 멜로/로맨스라는 외피 아래, 한 여인의 성적 각성과 방황, 그리고 그로 인한 비극을 깊이 있게 다루며 1980년대 한국 에로 영화 붐의 중심에 섰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하는 자영(이보희 분)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지나치게 엄격한 간섭과 보호 속에서 성(性) 자체를 죄악시하는 비정상적인 의식을 강요받으며 성장한 그녀. 남편의 외도로 인한 상처와 욕구불만은 어린 딸에게 향하는 강압적인 교육으로 변질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알 수 없는 자극과 함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성충동이 깨어나고, 그녀의 무릎에서 시작된 미묘한 쾌감은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의 소용돌이로 자영을 이끌어갑니다. 사회적 금기와 내면의 충동 사이에서 갈등하며 파국으로 치닫는 자영의 삶은 주변 사람들, 특히 그녀를 이해하려 애쓰는 연인 조빈(임성민 분)과 이복자매 보영에게까지 깊은 혼란과 고통을 안깁니다.

'무릎과 무릎사이'는 단순한 에로티시즘을 넘어 한 여인의 억압된 자아와 비극적인 운명을 통해 1980년대 한국 사회가 겪고 있던 급격한 문화적 충격과 성 담론을 과감하게 건드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당대의 상업적 성공 이면에는 여성의 성을 소비적인 시선으로 다루었다는 페미니즘 진영의 비판 또한 존재했지만, 이장호 감독은 당시의 사회적 병리 현상과 서구 문화 유입의 문제를 자영의 심리에 투영하려 시도했습니다. 한국 영화사에서 여성 신체 노출의 한계를 넘어섰던 이 영화는, 그 파격적인 비주얼과 더불어 인간 본연의 욕망과 사회적 금기 사이에서 고뇌하는 존재의 모습을 강렬하게 각인시켰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도발과 논쟁적 메시지로 인해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무릎과 무릎사이'는, 한국 영화의 과거를 돌아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멜로/로맨스

개봉일 (Release)

1984-09-30

배우 (Cast)
러닝타임

97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태흥영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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