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피고 1987
Storyline
바람 부는 날에도 꽃은 피듯, 삶과 예술의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무대
1987년, 한국 영화계에 연극이라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한 작품이 막을 올렸습니다. 바로 김정옥 감독의 연출 데뷔작 <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피고>입니다. 100여 편이 넘는 연극 연출로 이미 연극계의 거장으로 인정받던 김정옥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겨온 그의 첫 작품은, 단순한 드라마나 멜로/로맨스를 넘어 예술가의 고뇌와 삶의 덧없음,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제33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 미술상을 수상하며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듯, 이 영화는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깊은 여운을 선사하는 숨겨진 보석과 같습니다.
영화는 조선 시대 광대들의 삶을 조명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극단 단원들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연출자 병수(박봉서)를 중심으로 단원들은 다음 작품 연습에 몰두하고, 그 중 남편 길웅을 잃은 슬픔을 딛고 무대로 돌아온 혜순(김지숙)이 병수의 따뜻한 위로와 환영 속에서 다시 연극에 대한 열정을 불태웁니다. 병수는 우연히 대학 연극·영화과 신입생 선발 심사를 맡게 되고, 재능 있는 신입생 달수와 세화가 극단에 합류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극중 ‘다시래기’ 장면의 현장 답사를 위해 떠난 진도 여행은 단원들의 유대감을 더욱 깊게 만들고, 특히 병수와 혜순 사이에는 예술적 교감을 넘어선 애틋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연극 <이름 없는 꽃은 바람에 지고>의 막이 오르고, 무대 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예술을 향한 열정만큼이나 예측할 수 없는 삶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하면서, 무대 뒤편에서는 예상치 못한 비극이 배우들을 덮치게 됩니다. 꿈을 향해 달려가던 청춘들의 서사는 현실의 냉혹함과 맞닥뜨리며 잔혹하면서도 아름다운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연극인들의 삶을 조명하는 것을 넘어, 예술과 인생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을 탐구합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허구의 이야기가 현실의 삶과 묘하게 겹쳐지며, 관객은 누가 연극을 하고 누가 진짜 삶을 살아가는지 질문하게 됩니다. 1980년대 한국 영화 특유의 서정적인 미장센과 연극 무대라는 독특한 공간이 어우러져 시대를 초월하는 예술적 감동을 선사합니다. 김정옥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박봉서, 김지숙, 이혜영, 박웅 등 명배우들의 열연은 인물들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관객의 몰입을 유도합니다. 예술을 사랑하고 인생의 깊은 의미를 탐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피고>는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수작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극단이라는 작은 우주에서 피어난 예술가들의 열정과 사랑, 그리고 예기치 않은 운명 앞에서의 고뇌를 통해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해보시길 권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멜로/로맨스
개봉일 (Release)
1987-08-22
배우 (Cast)
러닝타임
114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양전흥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