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아리랑 1990
Storyline
동경 아리랑: 잃어버린 꿈, 잔혹한 현실 속 피어난 아리랑
1990년,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춘스타였던 손창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직접 주연까지 맡아 연출한 영화 <동경 아리랑>은 단순한 멜로드라마를 넘어, 낯선 타지에서 삶의 무게를 견뎌내야 했던 한국인들의 비극적인 단면을 그려낸 수작입니다. 배우로서 전성기를 누렸던 그가 일본 유학을 마치고 자비를 털어 만든 이 작품은 당시 일본 유흥가에서 어렵게 살아가던 한국 여성들의 현실을 리얼하게 담아내려 노력했으며, 개봉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달콤한 로맨스로 시작되지만, 이내 냉혹한 현실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묵직하게 고발합니다.
영화는 운명처럼 만난 대평(손창호 분)과 약혼을 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선희(우연희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결혼 준비를 위해 일본으로 떠난 대평이 돌연 소식이 끊기면서 선희의 삶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대평을 찾아 일본 동경으로 향한 선희는 그곳에서 유학생 후배 미희(허윤정 분)의 도움을 받으며 수소문하지만, 대평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합니다. 갖은 노력에도 비자 기간은 끝나가고, 막막한 현실 앞에서 선희는 미희가 일하는 술집 마담의 유혹에 이끌려 일본에 남기 위해 충격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어렵게 얻은 삶의 터전에서 우연히 재회한 대평은 이미 다른 여인과 행복한 모습을 하고 선희를 외면합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당한 충격과 삶의 나락으로 떨어진 현실 속에서, 선희는 결국 부유한 노인의 첩이 되어 생계를 이어가게 됩니다. 그녀의 선택은 절망 속에서 피어난 처절한 생존 방식이자, 낯선 땅에서 사랑과 희망을 잃은 이방인의 슬픈 초상입니다. 이처럼 <동경 아리랑>은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일제 강점기를 넘어 경제적, 문화적으로 일본에 잠식당하는 듯한 한국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문제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과거의 멜로드라마로 치부하기에는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손창호 감독은 이 작품에서 일본에서 고뇌하고 방황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역사의 아픔을 섬세하게 짚어내고자 했습니다. 1990년대라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낯선 환경에서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사랑과 배신,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선희의 드라마틱한 인생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함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질 것입니다. <동경 아리랑>은 화려하진 않지만, 그 시대의 아픔과 인간 내면의 갈등을 진솔하게 담아낸 수작으로, 짙은 여운과 함께 오랫동안 기억될 영화입니다. 특히 당시 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80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빅씨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