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그 남자의 폭주, 혹은 씁쓸한 청춘 자화상: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

1995년, 한국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구임서 감독의 데뷔작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는 당시 충무로를 이끌어갈 젊은 피 이병헌과 최진실의 신선한 조합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한 남자의 좌충우돌 인생 역전(을 꿈꾸는)기를 유쾌하면서도 때로는 씁쓸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시대를 초월하는 공감대를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 청춘의 자화상을 블랙 코미디의 색채로 담아낸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이종두(이병헌 분)는 20대 후반, 인생의 기회는 이미 흘러갔고 위기만 남았다고 자조하는 평범한 세일즈맨입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신춘문예는 일곱 번의 고배 끝에 포기하고, 그나마 놓치고 싶지 않은 연인 주영(최진실 분)을 따라 맘에도 없는 직장을 선택하며 현실에 안주하려 합니다. 그의 유일한 목표는 주영과의 결혼과 아기자기한 신혼집을 꾸미는 것.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점점 벌어집니다. 설상가상으로 뛰어난 능력의 주영이 종두가 근무하는 지점의 팀장으로 승진 발령을 받게 되면서 그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합니다. 회사에서 '무능력한 세일즈맨 1호'로 낙인찍히는 것도 모자라, 사랑, 돈, 명예마저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하자 종두의 내면에는 억눌렸던 분노가 쌓여갑니다. 결국, 우연히 손에 넣은 총 한 자루를 들고 예비군 훈련장을 뛰쳐나온 그가 향한 곳은 바로 주영의 실적을 축하하는 파티가 벌어지고 있던 호프집. 과연 종두는 자신을 미치게 만든 이들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일 수 있을까요? 혹은 이 파국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는 개인의 무력감과 사회적 압박 속에서 방황하는 청춘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합니다. 이병헌 배우는 찌질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이종두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그의 코믹하면서도 불안정한 내면 연기는 오늘날 그의 연기 스펙트럼의 원류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고(故) 최진실 배우는 당당하고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 주영 역으로 이병헌 배우와 팽팽한 연기 호흡을 보여주며 극의 균형을 잡습니다. 1990년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면서도,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좌절감과 일탈 욕구를 솔직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개봉 30년을 바라보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재치 넘치는 대사, 그리고 현실 풍자가 어우러진 이 블랙 코미디는 지친 일상 속에서 시원한 웃음과 함께 씁쓸한 공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코미디

개봉일 (Release)

1995-09-30

배우 (Cast)
러닝타임

99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예영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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