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리오 2020
Storyline
사랑과 미련 사이, 놀이터 백패킹이 그린 우리들의 '시, 나리오'
2020년, 뜨거운 여름날 극장가를 찾아왔던 영화 <시, 나리오>는 제목부터 시적인 운율을 품고 있습니다. 김동원 감독의 섬세한 연출 아래, 배우 신소율, 오태경이 주연을 맡아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의 단면을 그려낸 이 작품은 드라마와 멜로/로맨스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객에게 깊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91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영화는 때로는 엉뚱하고 때로는 아련한 한 남자의 미련과 재시작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사랑의 끝자락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고민을 조용히 건넵니다.
영화는 9년째 차기작을 내지 못하고 시만 쓰는 무명 영화감독 경태(오태경)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는 삶의 방향을 잃은 듯, 백패킹을 핑계 삼아 헤어진 여자친구 다운(신소율)의 집 앞 놀이터에 텐트를 치는 기상천외한 행동을 벌입니다. 4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했던 다운과의 관계를 미처 정리하지 못한 채, 경태는 그녀의 주위를 맴돌며 잊지 못할 미련을 시로 써 내려가려 합니다. 경태의 대책 없는 행동에 다운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그를 애써 외면하지만, 경태는 태연하게 놀이터에서 라면을 끓이고 커피를 마시며 다운의 일상 속에 기어이 흔적을 남깁니다. 설상가상으로, 다운에게 호감을 가진 인디 가수 율(허규)과 다운의 친구 해림(한은선)까지 이들의 복잡한 관계에 얽히게 되면서, 영화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미련이 뒤섞인 예측 불가능한 서사로 흘러갑니다. 과연 경태는 텐트 안에서 어떤 '시'를 완성하게 될까요, 그리고 그 시가 다운과의 관계에 어떤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요?
<시, 나리오>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를 넘어, 실패와 재기를 꿈꾸는 한 남자의 고뇌를 통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텅 빈 놀이터에 홀로 텐트를 치고 앉아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경태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을 상징하는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는 이별 후 찾아오는 미련,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를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신소율, 오태경 배우의 밀도 높은 연기는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관객들로 하여금 각자의 '시, 나리오'를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때로는 가볍고 귀여운 낙관주의로, 때로는 불편한 감정의 미화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시, 나리오>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삶의 전환점에서 서성이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사색의 여지를 제공할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는 잠시 멈춰 서서 삶의 방향을 고민해보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91분
연령등급
15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썸머트리 주식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