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업보의 사슬: 망령이 부르는 피맺힌 한의 노래"

인간의 욕망과 잔혹한 인습이 한 여인의 삶을 집어삼킬 때, 그 영혼은 과연 평화로이 잠들 수 있을까요? 1980년 박윤교 감독의 손에서 탄생한 공포 스릴러 <망령의 곡>은 바로 이 질문을 시작으로, 관객의 심장을 죄어오는 처절한 비극을 그려냅니다. 영화는 4대 독자라는 명분 아래 오직 가문의 번성만을 쫓는 한 부호 집안의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고아 점례를 승가사에서 찾아내, 그들의 아들과 혼인시키는 참담한 운명으로 그녀를 밀어 넣습니다. 사랑 없는 결혼, 그리고 이내 찾아온 임신이라는 굴레 속에서 점례는 비정하고 비인간적인 김씨 가문의 희생양이 되어, 한쪽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삶을 애원하다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변합니다.

그러나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억울하게 스러진 점례의 영혼은 다른 육체를 빌려 현세에 정착하고,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에게 피맺힌 복수를 시작합니다. 영화는 점례의 차가운 눈빛과 점차 조여드는 공포의 그림자를 통해, 단지 물리적인 위협을 넘어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죄의식과 업보의 무게를 서늘하게 응시합니다. 김씨 가문이 쌓아 올린 견고한 성이 점례의 한 맺힌 발걸음 앞에 조금씩 허물어져 갈 때, 관객은 단순한 공포를 넘어선 가슴 저릿한 연민과 동시에 스릴 넘치는 긴장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한 여인의 절규가 비틀린 운명과 맞닿아 탄생시킨 이 복수의 서사는 시대가 지나도 변치 않는 인간 본연의 그림자를 고발합니다. 과연 점례의 원한은 어떤 파국을 맞이할 것이며, 그 복수의 끝에서 남겨진 이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요? 승가사의 주지스님이 불도의 힘으로 그녀의 복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려 하지만, 만호와 태화에게 남겨진 깊은 죄의식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관객의 마음속에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망령의 곡>은 단순한 유혈극이 아닌, 인간이 저지른 죄와 그에 대한 영혼의 응답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수작으로, 고전 한국 공포 영화의 진수를 맛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박윤교

장르 (Genre)

공포(호러),스릴러

개봉일 (Release)

1980-04-17

러닝타임

88분

연령등급

중학생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대양필름(주)

주요 스탭 (Staff)

유일수 (각본) 한상훈 (제작자) 김일환 (기획) 안창복 (촬영) 박창호 (조명) 현동춘 (편집) 황문평 (음악) 김유진 (미술) 김호길 (소품) 이동섭 (분장) 손인호 (사운드(음향))

Photos

Reviews & Comments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