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억압된 시대, 피로 물든 욕망의 기록: 영화 <리지>

1892년, 매사추세츠 주의 숨 막히는 보든 가 저택. 엄격한 빅토리아 시대의 그림자 아래, 세상의 시선과 아버지의 억압 속에서 갇힌 삶을 살던 여인, 리지 보든(클로에 세비니 분)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단순한 실화 기반 범죄 스릴러를 넘어, 영화 <리지>는 억압된 여성의 욕망과 금기된 사랑, 그리고 그 끝에서 터져 나온 비극을 섬세하게 조명하며 관객의 심장을 파고듭니다.

메사추세츠의 대부호 보든 가의 상속녀 리지는 아버지 앤드류(제이미 셰리단 분)의 폭압적인 통제와 유산을 호시탐탐 노리는 계모, 삼촌 존(데니스 오헤어 분)의 위협 속에서 위태로운 나날을 보냅니다. 마치 새장 속 새처럼 자유를 갈망하던 그녀에게, 어느 날 새로 온 아일랜드 출신 하녀 브리짓 설리번(크리스틴 스튜어트 분)이 손길을 내밉니다. 읽고 쓸 줄 모르는 브리짓에게 글을 가르치며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이내 서로의 가장 깊은 곳을 이해하고 의지하는 은밀한 감정으로 발전합니다. 리지는 브리짓에게서 잃어버렸던 자신을 발견하고, 브리짓 또한 리지에게서 세상의 차별과 폭력에서 벗어날 희망을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금기된 유대감은 보든 가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더욱 짙게 만들고, 이들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외부의 압력은 물론, 저택 안에 잠재된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아무도 널 구해줄 수 없어",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 할게요"라는 상반된 듯 연결된 두 문장은 이들의 운명이 향하는 길을 암시하며 긴장감을 더합니다. 과연 이 금지된 사랑은 숨통을 조여오는 현실을 벗어날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더욱 잔혹한 비극의 불씨가 될까요?

<리지>는 단순히 1892년 미국을 뒤흔들었던 끔찍한 도끼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재구성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크레이그 맥닐 감독은 우아하고 절제된 미장센과 팽팽한 연출을 통해 당시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가부장적 억압과 사회적 제약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클로에 세비니와 크리스틴 스튜어트, 두 주연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 시너지는 영화의 핵심입니다. 특히 클로에 세비니는 차가운 표정 속에 뜨거운 감정을 숨긴 리지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수동적인 듯 보이지만 깊은 연대감과 욕망을 가진 브리짓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들의 미묘하면서도 강렬한 케미스트리는 시대적 배경이 주는 답답함 속에서도 인물들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게 하며 몰입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립니다. 관객들은 두 여인의 관계를 통해 당시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동성애 억압과 계급의 장벽, 그리고 자기 결정권조차 허락되지 않던 여성들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비록 일부 평단에서는 느린 페이스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리지>는 배우들의 호연과 묵직한 메시지로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범죄 스릴러의 장르적 쾌감은 물론, 억압받던 시대 속 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영화 <리지>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범죄,드라마,스릴러

개봉일 (Release)

2019-01-10

배우 (Cast)
러닝타임

105분

연령등급

18세관람가(청소년관람불가)

제작국가

미국

제작/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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