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어보 2021
Storyline
흑백 화면에 담긴 지식의 바다, 인간 본연의 길을 묻다: 영화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이 흑백의 미학으로 스크린에 그려낸 영화 <자산어보>는 관객들에게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물합니다. 2021년 3월 31일 개봉한 이 작품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화려한 색채 대신 묵직한 흑백 화면을 선택하여 인물들의 감정과 서사의 본질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는 관객들에게 시대를 초월하는 지혜와 감동을 선사하며, 이준익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입니다. 연기 장인 설경구와 변요한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이 역사 드라마를 더욱 생생하게 만들며,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현대인에게도 유효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영화는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인해 세상의 끝자락이라 불리는 흑산도로 유배된 실학자 정약전(설경구 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죄인의 신분으로 고립된 그는 책 속의 지식 대신 눈앞에 펼쳐진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세상에 없는 책을 쓰고자 결심합니다. 그러나 바다를 훤히 꿰뚫고 있는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 분)는 대역 죄인인 정약전을 돕기를 단칼에 거부하며 쉬이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가진 것이라곤 지식뿐인 정약전은 혼자 글을 깨치려 애쓰는 창대를 눈여겨보고, 서로의 지식을 교환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건넵니다. "내가 아는 지식과 너의 물고기 지식을 바꾸자." 이 흥미로운 거래는 신분과 배경을 뛰어넘어 서로의 스승이자 벗이 되어가는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를 시작하게 합니다.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지식의 교류를 통해 점차 서로에게 깊이 공감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정약전은 창대의 도움으로 바다 생물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쌓아가고, 창대는 정약전으로부터 학문의 깊이를 배우며 출세의 꿈을 키웁니다. 하지만 같은 목표를 향하는 듯했던 이들의 길은, 세상을 향한 각자의 다른 지향점을 마주하며 예상치 못한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학문과 현실, 이상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인물의 모습은 과연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그리고 그 선택이 각자의 삶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자산어보>는 단순한 역사극을 넘어, 진정한 지식과 인간적인 유대가 무엇인지 깊이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이준익 감독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간 개개인의 삶과 내면에 초점을 맞춰, 관객들이 인물들의 고뇌와 성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합니다. 설경구 배우는 유배지에서도 학문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는 정약전의 지혜로우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변요한 배우는 출세에 대한 열망과 내면의 갈등을 겪는 창대의 복합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특히 흑백 화면은 흑산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인물들의 표정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하며, 마치 시대를 넘어선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제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최우수작품상 및 남우주연상(설경구), 각본상 등을 휩쓸었으며,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도 설경구와 김세겸 작가가 각각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으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습니다. 또한 제41회 황금촬영상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습니다. <자산어보>는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이며, 진정한 배움과 성장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되묻는 수작입니다.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자산어보>를 통해 지친 일상 속에서 따뜻한 위로와 성찰의 시간을 경험하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사극,드라마
개봉일 (Release)
2021-03-31
배우 (Cast)
러닝타임
126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씨네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