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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랍의 유혹, 잔혹한 예술의 그림자: '왁스마스크'에 드리운 이탈리아 호러의 망령"

1997년, 이탈리아 호러 영화의 거장 루치오 풀치와 다리오 아르젠토의 이름이 한 작품을 위해 모인다는 소식은 전 세계 호러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안타깝게도 풀치 감독은 촬영 시작 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정신을 기리며 아르젠토가 제작을 맡고 특수효과 전문가 세르지오 스티발레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바로 고딕 호러의 진수 '왁스마스크'입니다. 이 영화는 고전적인 공포의 미학에 현대적인 특수효과를 더하며, 관객들을 광기와 예술의 기묘한 경계로 초대합니다. 단순히 오래된 유령의 집 이야기가 아닌, 인간 내면의 어두운 욕망과 피로 얼룩진 역사를 밀랍 인형이라는 매혹적인 소재로 풀어낸 이 작품은 이탈리아 호러만의 독특한 매력을 선사합니다.

영화는 1900년 파리, 새 시대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밤의 비극으로 시작됩니다. 어린 소녀 소니아는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인물이 강철 갈고리 같은 손으로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침대 밑에서 목격합니다. 이 끔찍한 기억은 12년 후, 로마에서 새롭게 문을 연 '밀랍 인형 박물관'으로 소니아(로미나 몬델로 분)를 이끌게 됩니다. 박물관의 소유주인 보리스 볼코프(로버트 오센 분)는 실제 살인 사건들을 섬뜩할 정도로 생생하게 재현한 밀랍 인형들로 대중을 매혹시킵니다.

하지만 박물관의 개관은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박물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내기에 도전했던 젊은이 루카는 다음 날 아침, 심장마비로 위장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로마에서는 기이한 연쇄 살인이 벌어지고, 희생자들의 모습은 섬뜩하리만치 새로운 밀랍 인형으로 박물관에 추가되기 시작합니다. 12년 전 파리 사건을 담당했던 란빈 형사는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났음을 직감하고 사건을 추적합니다. 소니아는 박물관의 의상 디자이너로 일하며 점차 그곳에 얽힌 어두운 비밀과 자신의 과거가 미스터리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과연 밀랍 인형 박물관 깊숙한 곳에 숨겨진 잔혹한 진실은 무엇이며, 가면을 쓴 살인마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 모든 수수께끼는 박물관을 둘러싼 광기와 피의 서사 속에서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낼 것입니다.

'왁스마스크'는 단순한 슬래셔 무비가 아닙니다. 1900년대 초반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고딕 양식의 미술, 그리고 스팀펑크적인 상상력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미장센을 창조해냅니다. 특히 스티발레티 감독이 특수효과 전문가 출신인 만큼, 영화는 과감하고 인상적인 특수효과로 시각적인 충격을 선사합니다. 희생자들이 밀랍 인형으로 변모하는 과정의 그로테스크한 묘사와 살인마의 기계적인 팔,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은 이탈리아 호러 특유의 대담함과 잔혹미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비록 일부 비평에서 스토리의 일관성이나 어설픈 더빙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왁스마스크'는 1960년대 영국 해머 프로덕션의 고딕 호러를 연상시키는 "선정적이고 흥미로운 귀환"이자 "고전 호러에 대한 매우 즐거운 찬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리오 아르젠토가 보여주려 했던 장르적 혼합과 시각적 과잉, 그리고 루치오 풀치가 추구했던 분위기 있는 공포가 기묘하게 어우러진 이 작품은 B급 호러의 매력을 아는 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컬트 영화가 될 것입니다. 기괴하고 아름다운 밀랍 인형들,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섬뜩한 진실을 파헤치고 싶다면, '왁스마스크'는 여러분을 고통스러운 쾌감의 세계로 안내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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