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마요네즈: 모녀의 뒤얽힌 시간에 건네는 씁쓸한 위로

1999년 개봉작 <마요네즈>는 제목만큼이나 독특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우리 시대 모녀 관계의 복잡한 단면을 날카롭게 통찰한 수작입니다. 배우 김혜자와 故 최진실이라는 두 명의 명배우가 모녀로 분해 시대를 초월하는 깊은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전혜성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단순한 가족 드라마를 넘어, 여성으로서의 삶과 관계의 의미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영화는 갑작스레 딸의 아파트에 찾아든 엄마로 인해 잊고 지내던 과거의 상처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딸은 여섯 살 아들과 뱃속의 아기, 촉박한 대필 자서전 마감일, 그리고 남편의 갑작스러운 출장까지 모든 현실의 무게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순간, 불평만 늘어놓는 불편한 엄마의 존재가 또 하나의 짐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어머니에 대한 깊은 환멸감의 뿌리에는 아버지의 임종 순간, 마요네즈를 뒤집어쓰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던 엄마의 모습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딸은 자신이 엄마가 된 후에도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엄마의 머리맡에 놓인 약봉지들조차 그녀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합니다. 사랑받지 못했던 엄마의 아픔과 끊임없이 엄마의 존재를 지우고 싶어 하는 딸의 갈등은 평생을 쌓아온 두꺼운 감정의 골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마요네즈>는 모녀 사이의 애증 관계를 냉정하리만치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의 내면을 움직이는 힘을 가졌습니다. 윤인호 감독은 인위적인 화해 대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는 우직함으로 모녀간의 '아름다운 전쟁'을 펼쳐 보입니다. 특히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 이상의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김혜자 배우의 열연은 당시 평단으로부터 "99년은 김혜자의 해!"라는 찬사를 받으며 별 다섯 개를 아끼지 않는 극찬을 이끌어냈습니다. 20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었던 이 영화에서 김혜자는 미워할 수 없는 엄마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또한 딸 아정 역의 故 최진실 배우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엄마의 딸로서 겪는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제35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 인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제5회 인도 케랄라 국제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마요네즈>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 관계의 무게와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게 하는 이 영화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가족,드라마,멜로/로맨스

개봉일 (Release)

1999-02-13

배우 (Cast)
러닝타임

114분

연령등급

15세미만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씨네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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