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저승사자와 맞선 한 여인의 필사의 기록,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때로는 한 편의 영화가 묵직한 역사의 질문을 던지며 동시에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판타지로 우리의 심장을 울릴 때가 있습니다. 김동령, 박경태 감독의 영화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는 바로 그런 작품입니다. 2022년 1월 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단순한 다큐멘터리도, 평범한 극영화도 아닙니다. 기지촌 여성의 삶이라는 실재하는 아픔을 바탕으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창적인 서사를 펼쳐 보입니다.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특별상, 제34회 이미지포럼페스티벌 테라야마 슈지상을 수상하며 그 실험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은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영화는 의정부 기지촌에서 40년 넘게 미군 위안부로 살아온 박인순의 불안한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미군 기지 철거 소식은 그녀의 오랜 삶의 터전을 뒤흔들고, 이 불안감 속에서 동료 기지촌 여성의 죽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망각되고 버려진 영혼들로 가득한 '뺏벌'이라 불리는 이 공간에 저승사자들이 나타납니다. 이승을 떠도는 유령들을 저승으로 데려가기 위해 저승사자들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려 하고, 박인순은 이들의 서사에 맞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단순한 회고를 넘어, 한 평생 타인의 시선과 규정 속에 갇혀 있던 자신의 삶을 되찾고, 억울하게 사라져간 영혼들의 한을 풀어주는 필사의 몸부림이 됩니다. 현실과 판타지가 뒤섞인 가운데, 박인순은 죽음의 메신저들과 대면하며 자신의 삶과 죽음의 방식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려는 강렬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는 감춰지고 외면당했던 기지촌 여성들의 역사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결코 비극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다큐멘터리와 픽션,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과감한 형식은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 속 이야기에 깊이 몰입하게 하며, 진부한 서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되지 못한 이야기'들을 끌어냅니다. 특히 영화의 공동 창작자이기도 한 박인순 배우의 존재감은 압도적입니다. 그녀의 삶 자체가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는 그녀의 이야기는 보는 이에게 깊은 울림과 성찰을 안겨줍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과거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한 인물의 생애와 한 공간의 역사를 통해 야만과 모순을 불러내고, 그 안에서 전복적인 이미지와 복수의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이는 우리에게 망각된 기억들을 되새기고, 이야기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를 묻는 강력한 질문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는 단순히 영화를 보는 행위를 넘어, 역사의 증인이자 이야기의 공모자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 실험적이고 도발적인 걸작을 통해, 당신은 분명히 깊은 감동과 함께 잊을 수 없는 질문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김동령 박경태

장르 (Genre)

드라마,판타지

개봉일 (Release)

2022-01-27

배우 (Cast)
김아해

김아해

김미숙

김미숙

신승태

신승태

Greg Priester

Greg Priester

김경순

김경순

박영자

박영자

러닝타임

115분

연령등급

15세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시네마달

주요 스탭 (Staff)

김동령 (각본) 박경태 (각본) 김일권 (제작자) 김일권 (배급자) 김혜림 (배급자) 이현경 (배급자) 강봉수 (배급자) 김일권 (프로듀서) 김동령 (촬영) 박경태 (촬영) 류형석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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