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삶의 마지막 축제,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화해의 기록"

1996년, 한국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은 소설가 이청준과의 특별한 협업을 통해 한 편의 깊이 있는 가족 드라마를 선보였습니다. 바로 영화 <축제>입니다. 언뜻 제목과 내용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이 영화는 '장례식'이라는 엄숙한 의례를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우리네 전통적인 가치관을 관통합니다. 익숙하면서도 잊혀 가는 우리 고유의 장례 문화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면서도, 그 안에서 꿈틀대는 인간 본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포착해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합니다.

이야기는 유명 작가 이준섭(안성기 분)이 오랜 투병 끝에 치매를 앓던 87세 노모의 부음을 받고 고향으로 향하면서 시작됩니다. 어머니의 죽음은 가족 각자에게 다른 감정의 파고로 다가옵니다. 특히 시어머니를 5년 넘게 돌봐온 형수에게는 홀가분함과 동시에 애석함이 교차하는 복잡한 마음이 자리합니다. 한편, 이준섭의 문학 세계를 취재하러 온 기자 장혜림(정경순 분)은 관찰자의 시선으로 장례식의 이모저모를 기록하며 가족의 숨겨진 이야기를 캐어냅니다. 장례가 진행될수록, 각자의 사연과 오해로 깊어졌던 가족 간의 골은 표면으로 드러나고 갈등은 심화됩니다. 특히 어머니를 모시지 않았던 삼촌 준섭에게 앙금이 깊던 조카 용순(오정해 분)의 원망은 장례식 내내 팽팽한 긴장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나 망자를 떠나보내는 전통적인 의식과 시간이 흐르면서, 그동안 묵혀왔던 감정의 앙금들은 서서히 해소의 길을 찾기 시작합니다. 준섭이 직접 쓴, 할머니의 삶과 지혜를 담은 한 편의 동화는 용순의 닫혔던 마음을 열고 눈물 짓게 만들며,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장례식이 끝나갈 무렵, 가족들은 비로소 노모가 남긴 크고 깊은 사랑과 삶의 지혜를 각자의 가슴속에 간직하게 됩니다.

영화 <축제>는 장례식을 단순히 슬픔의 공간이 아닌, 산 자들이 모여 지난 삶을 돌아보고, 갈등을 해소하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화해의 축제'로 그려냅니다. 임권택 감독은 전통 장례 절차를 거의 다큐멘터리처럼 상세하게 묘사하면서도, 그 안에 녹아든 보편적인 가족의 사랑과 이해, 그리고 삶의 순환이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놓치지 않습니다. 안성기, 오정해, 한은진, 정경순 등 명배우들의 열연은 인물들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특히 김수철 음악감독이 국악적인 선율로 표현한 OST는 영화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하며, 장례의 엄숙함과 가족의 따뜻한 정서를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점차 잊혀 가는 전통의 가치와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싶은 관객이라면, <축제>는 분명 오랜 여운과 깊은 성찰을 안겨줄 명작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드라마,가족

개봉일 (Release)

1996-06-06

배우 (Cast)
러닝타임

107분

연령등급

중학생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태흥영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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