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밤의 침묵 속에서 피어나는, 가장 따뜻한 밤빛

2018년 유수의 영화제에서 깊은 여운을 선사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영화 <밤빛>이 2021년 비로소 관객들에게 정식 개봉하며 스크린을 밝혔다. 김무영 감독의 섬세한 연출 아래, 가족과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가는 한 남자의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독립영화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시선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다.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겨울 산의 풍경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내면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선 깊은 성찰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영화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삶의 마지막을 홀로 준비하던 희태(송재룡)에게 10년 전 헤어진 아내로부터 뜻밖의 편지가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편지의 내용은 아들 민상(지대한)의 안정된 미래를 위해 희태의 호적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부탁. 태어나기도 전에 헤어져 얼굴조차 모르는 아들을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보고 싶었던 희태는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여, 민상과 2박 3일 동안 깊은 산속 자신의 집에서 함께 보내기로 한다. 처음 만난 아버지 희태와 낯선 산속 생활이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한 민상.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민상은 차가운 자연의 품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위로를 얻고, 무뚝뚝하지만 왠지 모를 애틋함이 묻어나는 희태에게 점차 친밀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희태에게 산은 죽음을 기다리는 공간이자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곳이었지만, 민상의 등장으로 인해 그 공간은 생과 사의 경계에서 새로운 유대감을 싹 틔우는 '중간 지대'로 변화한다.

<밤빛>은 단순히 혈연으로 묶인 관계를 넘어, 상실과 그리움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헤어진 이들과 헤어질 이들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영화"라는 김무영 감독의 연출 의도처럼, 이 작품은 인생의 황혼기에 찾아온 예상치 못한 만남이 한 개인에게 어떤 의미와 치유를 가져다주는지 묵묵히 보여준다. 배우 송재룡과 지대한의 절제된 연기는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들로 하여금 부자(父子)의 감정 변화에 자연스럽게 동화되게 한다. 특히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열혈스태프상과 제9회 들꽃영화상 촬영상을 수상한 김보람 촬영감독의 시선은 겨울 산의 황량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포착하며 영화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스포일러 없이도 짙은 여운을 선사하는 이 영화는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거나,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조용히 흐르는 강물처럼 느리지만 단단하게, <밤빛>은 당신의 마음속 어둠을 밝히는 한 줄기 빛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

Details

감독 (Director)

김무영

장르 (Genre)

드라마,가족

개봉일 (Release)

2021-03-04

러닝타임

108분

연령등급

전체관람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보이드 스페이스

주요 스탭 (Staff)

김무영 (각본) 김무영 (제작자) 장우진 (프로듀서) 김보람 (촬영) 박찬윤 (조명) 김무영 (편집) 신민희 (동시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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