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가면 뒤에 숨겨진 욕망, 그리고 처절한 복수의 서사 - 영화 <마스카라>"

1990년대 중반 한국 영화계는 새로운 표현과 도전을 모색하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 과감한 소재와 파격적인 서사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려 했던 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이훈 감독의 1995년작 <마스카라>입니다. 개봉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고, 심지어 '에로' 장르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선정성을 넘어선, 당시로서는 매우 진보적인 주제 의식을 담고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영화사에서 트랜스젠더를 주연으로 내세운 최초의 장편 영화로 기록되며, 시대를 앞서간 도전을 선보였습니다.


<마스카라>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Buzz 싸롱'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이곳의 매혹적인 호스티스 해주(하지나 분)에게 사진작가 오기혁(김세영 분)은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져들죠. 그러나 이들의 로맨스는 싸롱의 사장인 조사장(장두이 분)이 암흑가 두목(곽재용 분)의 빚 독촉에 시달리며 해주를 청부 살인에 이용하려 하면서 비극적인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그러던 중,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해주의 성별이 밝혀지게 되고, 이로 인해 오기혁은 깊은 환멸을 느끼며 그녀를 떠납니다. 모든 것을 잃은 해주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이내 새로운 삶을 향한 강렬한 열망과 함께 자신에게 굴욕을 안겼던 이들에 대한 처절한 복수를 다짐하게 됩니다. 청부 살인의 대가로 받은 돈으로 성전환 수술과 성형 수술을 감행한 해주는 '유정'(장송미 분)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인물이 되어 다시 오기혁 앞에 나타나며, 동시에 자신을 유린했던 폭력배들을 향한 복수의 칼날을 세웁니다.


<마스카라>는 단순한 멜로 드라마를 넘어, 성 정체성, 사회적 편견, 그리고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과 복수라는 복합적인 테마를 다룹니다. 1990년대 중반이라는 시대를 고려했을 때, 트랜스젠더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놀라운 시도였으며, 이는 관객들에게 깊은 질문을 던지기에 충분했습니다. 비록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파격적인 서사와 고뇌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특히 이훈 감독은 데뷔작인 이 영화를 유작으로 남기고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는데, 그의 열정과 당시의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국 영화의 숨겨진 보석, 혹은 컬트 영화의 정수를 경험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마스카라>는 분명 당신의 영화적 지평을 넓혀줄 강렬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시대의 금기를 넘어선 한 인물의 비극적인 운명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강렬한 복수극을 통해, 인간 존재와 욕망의 깊이를 탐험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장르 (Genre)

멜로/로맨스,드라마

개봉일 (Release)

1995-04-01

배우 (Cast)
러닝타임

91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주)서강기획

Reviews & Comments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