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우 북 2000
Storyline
"몸에 새겨진 사랑, 글이 된 운명: <필로우 북>"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1996년작 <필로우 북>은 단순한 멜로/로맨스를 넘어, 글쓰기, 예술, 육체, 그리고 복수가 엮인 탐미적이고 파격적인 드라마로 관객의 심장을 파고듭니다. 거장의 손길로 빚어낸 이 영화는 스크린 위에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을 펼쳐 보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이미지와 텍스트, 그리고 욕망의 본질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합니다. 영화는 육체에 글을 새기는 행위를 통해 사랑, 상실, 그리고 한 여인의 강렬한 복수 서사를 환상적으로 그려냅니다.
영화는 어린 시절부터 서예가인 아버지에게 몸에 글씨를 쓰이는 특별한 의식을 통해 서예와 육체의 신비로운 연결을 경험한 나기코(비비안 우)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고모가 읽어주던 천 년 전의 문학 작품 '필로우 북'은 그녀의 삶과 예술적 열망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아버지를 착취했던 출판업자와의 굴욕적인 인연은 나기코의 순수한 열정을 짓밟고, 애정 없는 결혼과 자신의 '필로우 북'을 쓰려는 소망마저 비웃음당하자, 그녀는 일본을 떠나 홍콩으로 향합니다. 유명 모델로 성공한 그녀는 종이가 아닌 살아있는 육체에 글을 새겨줄 완벽한 연인을 찾아 헤매고, 번역가 제롬(이완 맥그리거)을 만나면서 운명적인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제롬의 제안으로 자신의 글을 그의 몸에 새겨 출판업자에게 보내지만, 이 모든 것은 나기코를 다시 한번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비극의 시작이 됩니다. 그녀는 아버지로부터 이어진 악연의 고리를 끊기 위해 섬뜩하고도 매혹적인 복수를 결심합니다.
<필로우 북>은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 특유의 강렬하고 시각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그의 영화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이미지를 겹치고 분할하는 등 다채로운 실험적인 기법으로 시청각적인 충격을 선사합니다. 비비안 우의 섬세하면서도 압도적인 연기와 젊은 시절 이완 맥그리거의 파격적인 모습은 영화의 예술성을 한층 더 끌어올립니다. 이 영화는 육체와 정신, 예술과 욕망, 사랑과 복수라는 대조적인 개념들을 과감하게 탐구하며, 관객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다소 파격적인 노출과 성적인 묘사가 포함되어 있으나, 이는 나기코의 내면세계와 예술적 탐구를 위한 중요한 장치로 활용되며, 단순한 선정성을 넘어 작품의 깊이를 더합니다. 문학과 육체의 경계를 허무는 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필로우 북>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수작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10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영국,프랑스,네덜란드
제작/배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