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난 인간 존재의 비극 – <위대한 전진>

전쟁의 한복판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 본능,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수많은 걸작이 존재합니다. 2014년 헝가리에서 제작되어 2019년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된 영화 <위대한 전진>(Dear Elza!)은 광활한 동부 전선의 혹독한 현실 속에서 한 병사가 겪는 처절한 내면의 싸움을 그리며, 관객들에게 전쟁의 민낯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아이러니한 인간 관계를 강렬하게 선사합니다. 감독 졸탄 풀레의 섬세한 연출과 가보르 마크레이, 게자 보도르, 즈즈사나 리플리 등 주연 배우들의 열연은 이 드라마틱한 전쟁 서사에 깊이를 더합니다.


영화는 1942년 말,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배경으로 헝가리군 미하이 롬보스 일병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교사였던 그는 전쟁에 징집되어 1년 넘게 지옥 같은 전장을 떠돌고 있습니다. 동료들이 간간이 고향으로 휴가를 다녀올 때마다 어쩐 일인지 그의 이름은 매번 휴가자 명단에서 빠지고,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의 품에 안기고 싶은 간절한 소망은 점점 더 그의 정신을 잠식해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적군의 공격으로 동료들을 잃고 구덩이에 쓰러진 그는 정신을 잃고 맙니다. 깨어나 보니 옆에는 강제 노역으로 끌려온 듯한 한 노인이 쓰러져 있었고, 적막한 어둠 속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내며 국적을 넘어선 묘한 동지애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노인이 다름 아닌 러시아군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고, 롬보스는 러시아군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됩니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적진의 지뢰밭에서 지뢰를 찾아 제거하는 ‘정리병’이 되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게 됩니다. 자신에게 동지애를 느끼게 했던 노인에게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롬보스는 이 노인을 이용해 고향으로 돌아갈 방법을 모색하지만, 노인은 알 수 없는 말만 되풀이하며 그의 희망을 위태롭게 만듭니다. 그의 생명줄은 이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위대한 전진>은 단순한 전쟁 영웅담이나 화려한 전투 장면 대신, 전쟁이 개인의 삶과 정신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롬보스 일병이 겪는 배신감, 절망, 그리고 생존을 향한 처절한 몸부림은 관객들에게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특히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적과 아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들은 영화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 중 하나입니다. 이 영화는 마치 성경 속 욥의 이야기처럼, 주인공이 끝없이 고난을 겪으며 자신의 믿음과 존재 이유에 대해 질문하게 만드는 현대적인 비극으로 다가옵니다.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인물의 심리 묘사와 서사적 깊이에 집중하는 전쟁 드라마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위대한 전진>이 선사하는 헝가리 동부 전선의 비극적이고도 인간적인 이야기에 깊은 감동과 여운을 느낄 것입니다. 삶과 죽음, 믿음과 배신,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묻는 이 영화는 당신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잔잔한 파동을 남길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졸탄 풀레

장르 (Genre)

드라마,전쟁

개봉일 (Release)

2019-05-09

배우 (Cast)
가보르 마크레이

가보르 마크레이

게자 보도르

게자 보도르

즈즈사나 리플리

즈즈사나 리플리

러닝타임

105분

연령등급

12세관람가

제작국가

헝가리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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