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line

폐허 속에서 피어난 삶의 잔해, 비극의 색채로 그려낸 걸작 '빈폴'

칸테미르 발라고프 감독은 데뷔작 '클로즈니스'로 칸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세계 영화계의 '주목할 만한 신성'으로 떠올랐습니다. 그의 두 번째 장편 '빈폴'은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제72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감독상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 작품상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으며 거장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제자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전 세계 26개 영화제에 초청되어 18개 부문에서 수상 기록을 세우고, 로튼 토마토 신선도 100%를 기록하며 평단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를 받은 이 작품은, 전쟁의 상흔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깊은 내면을 가장 예술적인 방식으로 탐구합니다.

1945년, 나치 독일로부터 승리했지만 여전히 전쟁의 참혹한 그림자가 드리워진 레닌그라드가 영화의 배경입니다. 폐허가 된 도시는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입은 사람들로 가득하고, 부족한 식량과 의료품 속에서 삶은 공포와 굶주림 그 자체입니다. 이 비극적인 공간에서 이야와 마샤, 두 여인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깡마르고 유난히 키가 커 '빈폴(키다리)'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야는 내성적이고 여린 성격으로, 전쟁이 남긴 알 수 없는 발작 증세로 고통받습니다. 반면, 전쟁터에서 돌아온 마샤는 이야와 상반되는 강인하고 단호한 기운을 풍기며, 전쟁으로 잃어버린 것을 필사적으로 되찾으려 합니다. 이들은 겉모습만큼이나 다른 성격과 삶의 방식을 가졌지만, 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 앞에서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어줍니다. 영화는 이 두 여인이 상실과 절망 속에서도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아가는, 때로는 뒤틀리고 고통스러운 관계의 서사를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감독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서 영감을 받아, 남성 중심 서사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의 전쟁 경험과 심리적 외상을 생생하게 시각화합니다.

'빈폴'은 단순히 전쟁의 비극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칸테미르 발라고프 감독은 러시아 유화를 보는 듯한 강렬한 미장센으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합니다. 17세기 프랑스 화가 조르주 드 라 투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빛과 어둠의 활용, 그리고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섬세한 색채와 질감은 스크린을 캔버스 삼아 한 폭의 그림 같은 화면을 선사합니다. 마치 움직이는 예술 작품처럼, 영화 속 모든 장면은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과 황폐한 시대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깊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두 주연 배우 빅토리아 미로시니첸코와 바실리사 페렐리지나는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강렬한 연기로, 전쟁의 상처와 인간적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인들의 복합적인 내면을 완벽하게 구현해냅니다. 이 영화는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려는 인간의 숭고한 의지와, 전쟁이 개인의 삶에 남기는 지울 수 없는 흔적을 깊이 있게 통찰합니다.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전쟁이라는 재앙이 한 개인의 영혼과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에게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진한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빈폴'은 충격적이고 압도적이며, 동시에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Details

감독 (Director)

칸테미르 발라고프

장르 (Genre)

드라마,전쟁

개봉일 (Release)

2020-02-27

배우 (Cast)
빅토리아 미로쉬니첸코

빅토리아 미로쉬니첸코

바실리사 페렐리기나

바실리사 페렐리기나

안드레이 비고프

안드레이 비고프

이고르 시로코프

이고르 시로코프

콘스탄틴 발라키레프

콘스탄틴 발라키레프

크세니야 쿠테포바

크세니야 쿠테포바

티모시 그라스코프

티모시 그라스코프

베니아민 칵

베니아민 칵

올가 드라구노바

올가 드라구노바

러닝타임

137분

연령등급

15세관람가

제작국가

러시아

제작/배급

주요 스탭 (Staff)

칸테미르 발라고프 (각본) 세르게이 멜쿠모프 (제작자) 알렉산데르 로드니얀스키 (제작자)

Photos

Reviews & Comments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