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린 2022
Storyline
우주를 품은 집, 사라져가는 별에 바치는 꿈의 기록: 영화 <가가린>
**1. 삶의 흔적이 곧 우주가 되는 곳**
프랑스 파리 외곽, 한때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이름을 따 명명된 웅장한 주택 단지 ‘시테 가가린’. 1963년, 영웅 가가린이 직접 방문하며 찬란한 미래를 약속했던 이곳은 시간이 흘러 쇠락하고, 결국 철거를 앞둔 쓸쓸한 존재가 됩니다. 그곳에서 나고 자라 이름마저 '유리'인 16세 소년은, 옥상에서 별을 보며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웁니다. 파니 리에타르와 제레미 트루일 감독의 장편 데뷔작 <가가린>은 이 현실적인 배경 위에 꿈과 상상력, 그리고 가슴 저미는 감성을 직조한 독특한 SF 드라마입니다. 제73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이 영화는, 단순한 장르 영화를 넘어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적인 여정을 선사합니다.
**2. 나의 집, 나의 우주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비행**
주인공 유리(알세니 바틸리 분)에게 가가린 주택단지는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그곳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꿈을 키운 삶의 터전이자, 어린 시절의 추억이 켜켜이 쌓인 우주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노후화된 건물은 이제 철거를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놓이고, 주민들은 하나둘씩 정든 집을 떠나갑니다. 모두가 등을 돌릴 때, 유리는 가가린을 지키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합니다. 그는 망치와 연장을 들고 낡은 아파트를 수리하는 것을 넘어, 상상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사용합니다. 유리는 폐쇄된 자신의 아파트 내부를 정교하게 개조하여 마치 실제 우주선 같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킵니다. 곁을 지키는 친구 디아나(리나 쿠드리 분)와 후삼(자밀 맥크라방 분)과의 교감 속에서, 유리는 어쩌면 불가능해 보이는 이 미션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죠. 과연 유리는, 그리고 그의 유일한 우주인 가가린은 이 거대한 중력을 이겨내고 하늘로 솟아오를 수 있을까요? 영화는 한 소년의 눈을 통해 사라져가는 공동체의 애환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는 희망을 마법 같은 영상미로 그려냅니다.
**3. 잊히지 않을 존재들에게 바치는 찬란한 오마주**
<가가린>은 프랑스 변두리 공동체의 사회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압도하는 몽환적인 판타지와 SF적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합니다. 감독들은 철거 직전의 실제 '시테 가가린'에서 촬영을 진행하여, 공간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정서적 깊이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냈습니다. 이는 단순한 배경을 넘어, 살아 숨 쉬는 하나의 캐릭터처럼 관객들에게 다가옵니다. 영화는 절망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유리의 순수함과 헌신을 통해,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이며 ‘공동체’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묻습니다.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연출은 때로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키며 잊히지 않는 여운을 남깁니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 빛나는 비주얼, 그리고 인간적인 메시지가 어우러진 <가가린>은 현실의 중력을 넘어 꿈의 무중력 속으로 우리를 초대할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도 잠들어 있던 오래된 꿈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할, 찬란한 영화적 경험을 놓치지 마세요.
Details
러닝타임
98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프랑스
제작/배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