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는 오지 않는다 1991
Storyline
"역사의 상흔 위에서 피어난 인간의 존엄성, <은마는 오지 않는다>"
1991년 개봉작 <은마는 오지 않는다>는 단순히 한 시대의 비극을 넘어, 인간 본연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붕괴, 그리고 상처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강인한 생명력을 깊이 있게 탐구한 수작입니다. 장길수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배우 이혜숙, 김보연의 혼신을 다한 연기가 빛나는 이 영화는 6.25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 아래 파괴된 개인의 삶과 사회의 모순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오늘날에도 유효한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인천상륙작전 직후, 강원도 금산의 한 평화로운 마을은 전쟁의 광풍에 휩싸입니다. 유엔군이 들어닥치고, 마을의 과부 언례(이혜숙 분)는 그들에게 겁탈당하는 비극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위로가 아닌 마을 사람들의 따돌림과 멸시였습니다. 남편 없이 아들 만식을 키워야 하는 언례는 차마 죽지도 못하고 삶의 무게를 견뎌냅니다.
시간이 흘러 강 건너에 미군 부대가 주둔하고, 그들을 따라온 이른바 '양색시'들이 '텍사스촌'을 형성합니다. 생계를 위해 언례는 최후의 수단으로 '텍사스촌'의 용녀(김보연 분), 순덕(방은희 분)이 운영하는 클럽을 찾아가 일하게 됩니다. 미군 문화의 유입은 평화롭던 마을의 전통적인 질서를 서서히 허물어뜨리기 시작하고, 이를 지키려는 황훈장(전무송 분)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과 언례 일행의 갈등은 점점 첨예해집니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순수함은 사라지고, 전쟁과 외래 문화가 남긴 상흔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불러옵니다. 전쟁은 끝나지 않고,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언례와 아들 만식은 모든 것을 용서하고 이해하며 마을을 떠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섭니다.
<은마는 오지 않는다>는 단순히 시대극을 넘어, 한국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피폐해진 민족의 초상을 담아낸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전쟁의 참혹함과 더불어 가부장적 유교 이념이 한 여성에게 가하는 이중의 억압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또한,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반미와 반전이라는 당시로서는 민감한 소재를 적극적으로 다루며 한국 영화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이혜숙 배우는 이 영화로 제15회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김보연 배우 역시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는 개봉 당시 미군에 대한 비판적 시각 때문에 대종상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되는 논란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국내외 영화제에서 작품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겪었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선택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은마는 오지 않는다>는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와 탁월한 연출이 어우러진 이 영화를 통해, 관객 여러분은 역사 속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Details
러닝타임
123분
연령등급
연소자불가
제작국가
한국
제작/배급
한진흥업주식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