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_들 1999
Storyline
폭력의 유산, 사라진 윤리: '암살자_들', 시대를 꿰뚫는 불편한 질문
1995년, 프랑스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한 걸작 '증오 (La Haine)'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이 1997년 또 한 번 논쟁적인 메시지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바로 영화 '암살자_들 (Assassin(s))'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액션 스릴러와는 거리가 먼 이 작품은, 살인이라는 행위가 가진 추악하고 불편한 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폭력이 세대를 거쳐 어떻게 전이되고 변질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윤리 의식은 어떻게 퇴색되어가는지를 섬세하지만 거침없이 그려냅니다.
영화는 은퇴를 앞둔 노련한 베테랑 킬러 와그너(미셀 셀로드)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40년간 가업처럼 살인을 이어온 그는 자신만의 '장인 정신'과 모호한 직업 윤리를 고수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흐려지는 시야와 흔들리는 정확도 앞에 그는 자신의 기술과 철학을 이어받을 후계자를 찾게 됩니다. 와그너의 눈에 들어온 첫 번째 젊은이는 스물다섯 살의 막스(마티유 카소비츠)입니다. 막스는 킬러의 세계에 발을 들이지만, 타고난 여린 마음과 양심의 가책으로 첫 임무부터 실패하고 결국 스승에게 처단당하고 맙니다. 이는 낡은 시대의 윤리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새로운 폭력의 시대를 예고하는 비극적인 서막이었습니다.
와그너의 두 번째 선택은 불과 14세의 소년, 메디(메디 베누파)입니다. 와그너는 메디에게 살인 기술뿐 아니라 자신만의 윤리와 처세술을 전수하려 하지만, 시대는 이미 와그너가 살아온 방식과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습니다. 메디에게 살인은 그저 즐겨 하는 비디오 게임의 연장선에 불과하며,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일은 손쉬운 유희가 됩니다. 세대 간의 단절된 의사소통만큼이나 이미 폭력의 본질이 변해버린 현실 속에서, 와그너의 낡은 윤리는 무력하게 부서져 내립니다. 영화는 이 폭력의 사슬이 결국 한 학교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이어지는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은 '암살자_들'을 통해 미디어에 의한 폭력 이미지의 둔감화, 책임감 있는 아버지상의 부재, 사회적 배제 등 프랑스 사회가 안고 있던 다양한 문제들을 심도 있게 파고듭니다. 살인을 "섹시하게" 묘사하는 여타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살인을 지저분하고 끔찍한 행위로 그려내며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피에르 아임의 냉철하면서도 탁월한 카메라워크와 카터 버웰의 흡인력 있는 음악은 이러한 영화의 어둡고 불길한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합니다. 개봉 당시에는 다소 논쟁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가 던지는 폭력의 세대 전이와 윤리 의식의 상실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며, 어쩌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기존의 킬러 영화에 식상함을 느꼈거나, 사회의 근원적인 폭력에 대한 성찰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암살자_들'은 당신의 영화적 경험에 신선하고도 충격적인 시선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 드라마를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단절된 시대와 그 안에서 변질되어 가는 인간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시네마로 재조명될 가치가 충분합니다.
Details
러닝타임
131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프랑스
제작/배급
라 세트 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