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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마음을 훔치다: 혼돈 속 피어난 소녀의 초상, <귀여운 여도적>

1989년 개봉작 <귀여운 여도적>(The Little Thief)은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의 미완성 시나리오를 클로드 밀러 감독이 완성한 작품으로, 사춘기 소녀의 복잡다단한 내면과 위태로운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낸 드라마다.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배우 샬롯 갱스부르의 어린 시절 명연기를 만나볼 수 있는 이 영화는, 한 소녀가 겪는 혼란스러운 세상과의 첫 만남이자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강렬하게 담아내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혼란스러운 프랑스 시골을 배경으로, 16세 소녀 쟈닌느(샬롯 갱스부르 분)는 가출한 어머니와 부재한 아버지로 인해 이모 집에 얹혀살며 외로운 시간을 보낸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세상에 대한 불만은 그녀를 작은 일탈로 이끌고, 쟈닌느는 충동적으로 물건을 훔치기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도벽을 넘어, 사랑과 안정감을 갈구하는 그녀의 내면이 투영된 행위이다. 도둑질이 발각된 후 가출하여 부잣집 하녀가 된 쟈닌느는 우연히 영화관에서 중년의 유부남 미셸을 만나 관계를 맺고, 그에게서 비서 교육을 권유받으며 새로운 삶을 꿈꾼다. 하지만 그녀의 불안정한 마음은 또 다른 도벽과 함께 라울이라는 젊은 강도와의 위험한 관계로 이어진다. 세상에 홀로 던져진 듯한 쟈닌느는 예측할 수 없는 선택들을 반복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어둡고 거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귀여운 여도적>은 단순히 범죄를 다룬 영화가 아니다. 이는 방황하는 10대 소녀가 세상의 냉혹함 속에서 사랑과 소속감을 찾아 헤매고, 결국 홀로서기를 결심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초상화에 가깝다. 샬롯 갱스부르는 당시 17세의 나이로, 거칠면서도 지독하게 외로운 쟈닌느의 내면을 놀랍도록 섬세하고 진정성 있게 표현해냈다. 그녀의 연기는 로저 이버트 평론가로부터 "청소년기의 혼란을 미묘하게 묘사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또한 프랑수아 트뤼포의 유작이라는 점은 이 영화에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하며, 그의 영화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청춘의 복잡한 심리를 탁월하게 포착한 클로드 밀러 감독의 연출과 샬롯 갱스부르의 강렬한 존재감이 어우러진 <귀여운 여도적>은 관객들에게 사춘기의 아픔과 성장의 메시지를 던지며 오랜 시간 잊히지 않을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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