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클로 1996
Storyline
혼돈 속 피어난 생존의 비가(悲歌), <씨클로>
1995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트란 안 홍 감독의 걸작 <씨클로>는 단순한 범죄 드라마를 넘어, 격동의 1990년대 베트남 호찌민 시의 밑바닥 인생을 처절하고도 시적으로 그려낸 수작입니다. <그린 파파야 향기>로 섬세한 미학을 선보였던 트란 안 홍 감독이 이번에는 도시의 어둠과 폭력, 그리고 그 안에서 몸부림치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강렬한 영상미로 담아냈습니다. 배우 양조위의 젊은 시절을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도 유명한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쉽게 잊히지 않을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입니다.
영화는 베트남의 3륜 택시를 뜻하는 '씨클로'를 운전하며 가난하지만 성실하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18세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소년은 할아버지, 여동생, 누나와 함께 도시 빈민가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유일한 생계 수단인 씨클로를 건달들에게 빼앗기게 되면서, 소년의 삶은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씨클로 주인 아래의 갱 조직에 합류하게 된 소년은 점차 범죄의 세계에 깊이 발을 담그게 되고, 순수했던 시절과는 다른 폭력적인 현실에 갇히게 됩니다. 한편, 가난과 절망에서 벗어나고자 범죄의 길을 택한 '시인'(양조위 분)은 소년의 누나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에게 매춘을 알선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만듭니다. 순수한 사랑과 잔혹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트란 안 홍 감독은 혼란스러운 호찌민 시의 풍경을 배경으로 개인의 비극을 압도적인 영상미와 감각적인 연출로 승화시킵니다. 특히 갱 조직의 우두머리이자 시인이라는 이중적인 면모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한 양조위는 말이 거의 없는 인물을 탁월한 눈빛과 존재감으로 표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씨클로>는 폭력과 절망 속에서도 인간적인 연대와 사랑의 빛을 찾아 헤매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생존이라는 거대한 운명 앞에 놓인 인간의 나약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가난이라는 현실이 어떻게 한 개인을 파괴하고 변화시키는지를 냉혹하게 그리면서도, 그 속에서 피어나는 아이러니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습니다.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직시하고 싶거나, 미학적인 영상과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를 통해 진한 감동을 느끼고 싶은 관객이라면, <씨클로>는 반드시 경험해야 할 영화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Details
러닝타임
129분
연령등급
-
제작국가
프랑스,베트남,홍콩
제작/배급
까날 플러스